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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치 May 18. 2020

우리는 왜 괴로울까?

괴로움의 이유에 대하여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괴로움. 작은 짜증과 분노, 불안부터 실망감, 무력감, 견디기 어려운 슬픔까지. 참 많은 종류의 괴로움이 있고, 괴로울 때 ‘이건 어떤 종류의 괴로움일까?’ 하고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이러한 괴로움, 부정적인 감정은 그 이름부터가 피하고 싶은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어서 벗어나면 좋은 것이다. 이것을 벗어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왜 그런지부터 아는 것이다.


우선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 맞는가부터 생각해 보면 좋다. 괴로움은 자기 자신을 갉아먹는다. 예컨대 짜증이 난다고 짜증을 내면 자기만 괴롭다. 하는 일도 잘 풀리지가 않고, 뭘 하기도 싫어진다. 또 상황을 해결하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해결을 방해하게 된다. 머리도 잘 안 굴러가고, 소화도 잘 안 되고, 감정이 올라와 몸이 흥분상태로 접어든다. 이 흥분상태는 운동을 할 때와는 전혀 다르다. 몸을 해치는 상태가 된다. 짜증을 예로 들었으나 다른 괴로움도 역시나 마찬가지다. 조금씩 다른 양상으로 보이지만 다들 같은 상황을 불러들인다. 자기를 갉아먹는 것이다.


혹시 괴로움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이라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만들 것이 자명하고, 언젠가는 벗어나고 싶어질 확률이 아주 높다. 사람이라면 그렇다. 괴로움이라는 자체가 벗어나고 싶은 상황을 칭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괴로움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괴로움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괴로울까, 괴로운 감정은 대체 왜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것을 알면 괴로운 일이 사라진다. 물론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은 습관이 들어서 그렇다. 어떤 상황과 분위기에 대응하여 나오는 자신의 반응이 괴로움으로 들이박는 습관이 든 것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괴로울 일이 없다. 정말 없다.


사람의 괴로움은 흔히 3가지에서 생겨난다.

첫째, 좋은 것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데 안 될 때
둘째, 싫은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안 될 때
셋째,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을 때

요약하자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괴로워진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은 자기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이것이 어째서 괴로움으로 이어지는가 하는 점이다. 자기가 지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게 되지 않을 때 왜 괴로운지를 생각하면 괴로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위의 세 가지 원인에 대해 사람마다 자기만의 예시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의 즐거움을 계속 맛보고 싶은데 휴가가 끝나 돌아가야 하는 경우, 목이 마른데 물을 파는 곳이 없어서 못 마시는 경우, 비싼 침대를 사고 싶은데 살 수 없는 경우 같은 것들이 있다. 허나 여기까지 읽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짜증나고, 아쉬울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런 감정들이 ‘괴로움’이라는 거창한 단어로 말하기 어려운 일일 수 있다. 내가 여기서 적는 괴로움이란 우리가 피하고 싶은 감정들, 또 그야말로 조금이라도 괴롭게 만드는 감정을 말한다. 이것은 사람마다, 그 사람이 처한 상황마다, 그 사람의 사고방식마다 다르고 괴로움의 정도도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문을 세게 닫는 소리가 끔찍하게 괴롭지만 누군가는 신경도 안 쓸 수 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욕할 때, 친구의 승승장구가 질투가 날 때, 동료에게 기대한 것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이럴 때 드는 감정들 역시 괴로움으로 말할 수 있다. 이런 상황들에서 어떻게 괴롭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런 것 아닐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 글을 쓰는 것이다. 앞으로 쓸 글에서는 여러 괴로움별, 상황별 괴로움을 알아보며 괴로울 일이 아니다 라는 것을 함께 생각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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