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숲멍 May 19. 2021

아프면 병원에 와서 아프면 되지

아스트라제네카를 맞고

내가 일하고 있는 병원은 2021.04 아스트라제네카를 맞길 희망하는 자에 한하여 예방접종을 맞았다

거의 초반에 맞았다고 봐야 한다


응급실은 화이자를 맞았고 일반병동은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았다


아스트라 제네카를 맞고 우리 병동 30명 중 25명은 39도가 넘는 고열과 근육통에 시달렸다

신기하게도 나이가 많은 수선생님, 나이가 좀 있는 직원은 이상 증상이 없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젊은 직원들은 예방접종을 맞고  40도의 고열과 근육통 몸살 기운이 있어도 단 한 명도 쉬지 못하고 일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쉬게 되면 다른 간호사(마찬가지로 아픈 간호사)가 더 많은 환자를 봐야 하며 더 많이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프면 병원에 와서 수액이나 주사를 맞으면서 아프면 되고

쓰러져도 병원에서 일하니 여기서 쓰러져서 일하라고 농담 아닌 농담을 했다..


선후배 할 것 없이 아프면 타이레놀 2개씩 하루 3번 먹고 일했다.


대체휴일.. 맞고 쉬는 것 따위 없었다


이 일이 심각해진 이유는 처음에 단 5일 동안 300명이 넘는 직원이 다 맞으라고 했기 때문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

여유 있는 기간을 두고 맞았으면 좋았을 텐데

초반에는 3일이었던 기간이 너무 심하다는 의견이 있자 늘어난 5일.. 이틀째에 늘어난 경우라 못맞는 사람이 많아지자 늘인 것 같다


간호사는 3교대를 하는 직업이다 나이트(밤 근무)를 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면 밤 근무하고 아침에 꼬박 밤샌 상태로(컨디션 최악일 수밖에 없다.) 주사를 맞는경우도 있으며

아침근무를 하는 경우라도 일 다하고 기진맥진 녹초가 된 상태에서 맞는다.

휴일인 경우는 병원에 일부러 시간을내서 와야했다


아프면 쉴 수 없으며 다음에 맞는 사람은 덜덜 떨며 맞았고 어김없이 아프고 열났다


정상적인 독감백신을 맞아도 저런 컨디션에서 맞진 않는다


이번에 2차 접종을 아스트라제네카를 맞는다고 한다.(한국 규정상이겠지만.. 나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화이자를 교차 접종해도 관계없다는 외국 기사를 보았는데 꼭 우리는 아스트라로만 2차 접종을 해주더라..)


그렇게 아파했던 동료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떠올라한 줄 써본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번 2차 접종은 그렇게 촉박한 기간을 두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대체인력이나 대체휴일이라도 있었으면..

아프면 병원에서 일하며 아파야 하는 시스템은 무언가 고장 난 시스템인 것을 누군가는 알아주길..

작가의 이전글 소화기내과 이야기 (간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