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지친 친구를 위로해야 할 때가 있다. 이해와 공감의 말을 건넨 후엔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일단 나와서 걸어.” 국민스타 유재석 또한 힘들어하는 동료에게 “운동해라. 나가서 뛰어라.” 응원했다고 한다. 고민은 고민을 낳고, 좌절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며, 불가능하다는 결론으로 꿇어앉힌다. 그래서 고민만 되풀이할 그 자리에서 꺼내려고 손 내미는 것이다.
‘바른생활 루틴이’라고 들어봤는가?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저술한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소개한 키워드 중 하나다.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루틴(routine)은 매일 수행하는 습관이나 절차를 의미하는 말이다. 근로시간 축소,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생활과 업무 모두에서 자기관리가 좀 더 철저해야 하는 시대다. 루틴을 통해 자기관리에 철저한 신인류가 ‘바른생활 루틴이’다.”
이젠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설계해야 하는 시대인데, 루틴은 습관에 비해 삶의 방향성을 스스로 통제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루틴이라는 말을 쓰기 전부터 자신의 삶과 일상을 훌륭하게 통제하는 사람들은 이미 저마다 짜여진 습관대로 살고 있음을 보아왔다. 하루에 몇 시간은 꼭 연습시간으로 정해놨다는 운동선수와 예술가들을 봐왔고,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명상이나 메일 체크 등을 한다는 사례도 접해왔다. 루틴은 곧 부지런함과도 연결된다. 그래서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루틴에 따르는 삶도 내일부터 하겠다고 지금 당장은 결단하지 못한다. 그 힘든 고행길을 가려면 엄청난 의지를 가져야 할 것 같지 않은가?
그런데 치유의 시대에 걸맞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조언에 따르면 아주 사소한 일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필자의 경우,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하는 일은 침구 정리다. 모든 베개와 이불을 탁탁 털어 제자리에 반듯하게 놓는다. 그리고 모든 방의 커튼을 걷어 집안에 빛을 들이고 창문을 열어 밤새 혼탁해진 공기를 정화한다. 이게 하루의 시작이다. 7시에 시작하든 10시에 시작하든 집에 새로운 빛과 공기가 들어와야 새로운 하루다. 이 또한 루틴의 범주다. 집에 새 공기가 들어오지 않는 날은 어쩌다 아픈 날, 어쩌다 울적한 날이다. 그래서 몸이나 마음에 병들었을 때, 이제 그만 일어나자며 창문을 열어야 회복이 시작된다. 침대에서 밍기적거리다가도 누군가가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면 마지못해 일어나 어떻게든 하루를 시작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와 있다.
루틴은 보통 나아질 삶을 기대하며 설계한다. 바른생활 루틴이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인생이지만, 그 인생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기다짐적 삶의 태도’라고 한다. 5~6년 전 서점가를 강타한 『GRIT 그릿』이란 책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가장 특별한 점은 열정과 결합된 끈기라고 한다.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을 그릿이라고 하는데,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 태도’다. 결국 끈기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사례들을 읽다 보면 내 안의 에너지가 모두 심장에 모여 나도 기필코 해내겠다는 의지가 불끈 솟아오른다. 그릿지수가 높은 사람이 되어보리 두 주먹 불끈 쥐었던 기억이 난다.
바른생활 루틴이와 그릿을 동시에 떠올리면, 성공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계획과 의지가 필요한 건 아니란 생각이 든다. 바로 오늘, 바로 지금의 루틴을 성실하게 채워나가는 게 마치 시드머니 seed money처럼 내 성공의 기초요, 체력이요, 동력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고민하지 말고 차라리 나와서 뛰라는 말은 경로에서 이탈한 나를 다시 길 위에 세우는 말이 된다. 내 인생길을 어쨌든 완주하면 그게 성공한 인생이다. 남의 길, 남의 차 힐끗 보느라 내 경로에서 이탈하지 말고 꾸준히 가보자. 초원을 만나면 세게 달려보고, 진흙길을 만나면 쉬엄쉬엄 가고, 꽃길을 만나면 노래 부르며 가고, 강풍을 만나면 입 꾹 다물고 가면 될 일. 하지만 걷는 건 멈추지 말자. 비와 바람, 꽃향기와 햇살, 무엇이든 오고 또한 무엇이든 지나간다. 어쨌든 ‘나는 간다’는 마음으로 이번 한 주도 파이팅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