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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플리트 Aug 03. 2020

잘 파는 글, 잘 이끄는 글

U-Biz Consulting Div. 댠

모든 글에는 이유가 있다.

뉴스 기사 제목, 캐치 프레이즈, 광고/마케팅 카피, 사용설명서 등... 각각이 가진 목적이 있고 그 목적에 맞는 형태로 글이 쓰인다.


디지털 디바이스 환경에서는 글이 더욱 중요하다. 쇼핑, 검색, 신청 등 어떤 목적으로 디지털 디바이스를 이용하든 평평하고 네모난 화면에서 다 보여줄 수 없는 공감각적인 정보를 보충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상의 글 중 목적이 헷갈릴 수 있는 카피라이팅과 UX writing을 비교 분석해보았다.



Copywriting vs UX writing
잘 팔기 위한 글과 이끌기 위한 글



- Copywriting ; 사용자 클릭/구매를 유도하는 글
채널 입장에서 사용자에게 기대하는 것에 중점, 세일즈와 마케팅에 포커싱 


- UX writing ; 사용성을 높이는 가이드성의 글

사용자 입장에서 채널에 기대하는 것에 중점, 사용성과 채널 커뮤니케이션에 포커싱 


차이가 느껴지는가?

더욱 자세한 비교를 위해 3가지 측면에서 Copywriting과 UX writing을 비교해보았다.




1. 구성하는 말

 매력적인 vs 맥락적인


Copywriting ; 매력적인 후킹

카피라이팅은 제품을 팔거나 서비스 구독을 유도하는 등 사용자의 잠재된 욕구를 자극한다. 그래서 조금은 과장되고 자극적인 문장이 종종 쓰인다. 주로 추상적인 문장이나 사용자 감정을 자극하는 문구들로 표현한다. 눈길을 끌기 위해 뻔해 보이지 않는 새로운 문장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때로는 이익되는 부분만 강조하고 그에 따른 제약조건은 생략하기도 한다.

 lemonade.com |  사이트 메인 화면

① : '보험에 대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잊으세요. '
Lemonade 보험사가 지금까지 알던 복잡한 보험들과는 달리 간편하고 쉬운 보험이라는 차별점을 강조함으로써 사용자가 빠르게 서비스 강점을 파악할 수 있다.

- ② : '금액을 확인해보세요'
버튼을 누르면 금액을 알기 전에 필요한 몇 가지 입력사항이 필요하지만 버튼에는 사용자가 거쳐야 하는 과정이 아닌 그 결과로 얻게 되는 정보(=사용자가 원하는 것)를 전면에 내세워 진입장벽을 완화한다.


이렇게만 보면 마치 사용자를 속이는 것 같지만, 적절한 위트를 섞은 카피라이팅은 자극이나 과장의 여부를 떠나서 사용자로 하여금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갖게 하고 유의미한 선택을 유도한다. 캐치프레이즈를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1차원적인 설명을 넘어서 사용자에게 첫 시작의 동기를 부여하는 트리거 역할을 한다.



UX writing ; 맥락적인 가이드

UX writing은 세일즈보다는 사용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측면에서 구분할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까지 사이트 내에서 헤매거나 이탈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주로 채널의 수익을 얻어내기 위해 쓰이는 Copywriting과는 달리 UX writing은 사용자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용자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너무 전문적인 단어나 모호한 문장은 지양하고, 어떤 사용자라도 정보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쉽고 익숙한 단어를 사용한다.

그렇다고 해서 UX writing이 공공 문서 마냥 딱딱하게만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그 문장이 뜻하는 바가 명확하게 전달될 수만 있다면,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다양한 뉘앙스로 쓰일 수 있다. 물론 일관된 톤 앤 매너는 유지해야 한다. (아래 그림 참고)

Nike  |  개인정보 요청 화면 문구
J.peterman  |  개인정보 동의란 문구

- (상) : '당신의 데이터를 절대 공유하지 않습니다. 생일 정보는 어린이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법령(COPPA)에서 요구합니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나이키 브랜드에서는 
명확하고 단호한 어투로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사용자를 납득시킨다.

- (하) : '죄송하지만, 우리 변호사들이 필요하다네요.'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의류를 지향하는 J.peterman 의류 소매 브랜드는 비교적 캐주얼하게 개인정보를 요청하면서 사용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한다. 




2. 빈도수

자주, 많이 vs 한 번이라도


Copywriting ; 언제 어디서든 자주, 많이

커머스 사이트, SNS 피드, 유튜브 광고 등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귀찮을 정도로 자주 보이는 이벤트 배너나 광고 문구를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몇 번은 그냥 지나치지만, 계속해서 눈에 띄면 속는 셈 치고 한 번쯤은 눌러본 사람도 있을테다.

마케팅 전략 중 '에펠탑 효과'라는 말이 있는데, 한 대상에 대해 처음에는 부정적이거나 무관심했던 감정이 자주 보이거나 접하게 되면 거부감이 사라지고 오히려 호감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자주 노출시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단순 노출 효과'로도 불린다. 사용자의 눈길을 끌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특정 기준에 따라 세그먼트 그룹을 지정해 그룹 별로 관심이 갈만한 내용으로 약간씩 다른 문장이나 콘텐츠를 노출시키기도 한다.


UX writing ; 딱 한 번이라도 제대로

UX writing은 빈도수보다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딱 한번 보이더라도 어떤 순간에 보이느냐에 따라 그 글의 가치가 달라진다. 맥락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보이는 글은 오히려 사용성과 집중력을 헤친다. 사용자의 상황을 고려해 필요로 할 것 같은 정보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Carbonmade  |  URL 입력란

 -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URL은 이후에도 수정이 가능합니다.'
포트폴리오 제작 사이트인 Carbonmade는 중요한 요소인 URL 주소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거칠 사용자 상황을 예측하고 수정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미리 안내해 결정을 못 내리고 이탈하는 케이스를 미연에 방지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이것도 UX writing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맞는가' 싶을 정도로 당연하게 서비스나 플랫폼 내에 녹아들어 있다. 하지만 그렇게 당연하게 보일 정도로 적재적소에 적절한 말을 배치해 사용자의 안정된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이 UX writing이다.




3. 독립성

독립된 vs 상호적인


Copywriting ; 독립된 스토리

카피라이팅을 사람으로 친다면 선거 유세 기간의 정치인에 가깝지 않을까? 그들은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는 길고 짧은 스토리를 이야기한다. 카피라이팅 또한 어떤 대상의 차별된 강점, 특별한 유래, 또는 감성을 자극하는 메이킹 스토리 등을 각각의 개성 넘치는 방식대로 표현한다. 그래서 포함하고 있는 내용이 사용자보다는 그 스토리의 주인공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위한 글이 대부분이다.

클릭률이나 구매율에 영향을 끼치기는 하지만, 사용자에 의해 그 자체가 가진 스토리가 바뀌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미 기능 자체로 수요가 많으면 매력적인 스토리가 없더라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카테고리도 있다.

Wadiz  |  펀딩 상품 리스트

-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와디즈는 상품의 타이틀부터 상세 내용까지 스토리텔링을 매개로 상품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UX writing ; 상호적 대화

UX writing 또한 사람으로 표현해보자면 인터뷰어라고 볼 수 있다. 단어 그대로 사용자를 위한 글이기 때문에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건네고, 헷갈릴만한 부분을 미리 알고 안내하거나 오류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등의 역할을 한다. 요즘 말로 사용자와의 티키타카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Google UX writing example  |  비밀번호 오류 안내

- Before : 실패. 인증에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확인]

- After :  잘못된 비밀번호 입력. [다시 입력하기] [비밀번호 변경하기]
구글에서는 Clear(명확성), Concise(간결성), Useful(유용성) 3가지 법칙을 적용해 UX writing을 개선한다. 


UX writing은 카피라이팅에 비해 사용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용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널에서 사용자는 오류나 막다른 길을 마주할 확률이 높아지고, 이는 이탈로 이어진다.
오류를 막기 위해서, 버튼 크기를 늘리는 시각적인 해결책도 있겠지만 한 문장의 개선을 통해 더 적은 노력으로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처럼 UX writing은 상황마다 바뀌는 사용자 니즈에 따라 유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어쨌든하나


사용성과 세일즈 중 어떤 것이 목적이냐에 따라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이 다르긴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writing 영역은 이렇게 이분법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다.

UX writing이 추구하는 사용성과 접근성을 고려하는 것이 곧 카피라이팅에서 추구하는 실질적 매출이나 ROI를 달성하는 데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사용자에게 넥스트 단계를 안내하면서 동시에 마케팅적 후킹을 의도할 수도 있다.

UX writing이든 Copywriting이든 디지털 상에서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쓰이는 글이다. 사용자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적절한 단어와 문장을 통해 행동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는 다를 것이 없다. 




참고 자료

Words Matter - The True Value of UX Copy

The ROI of UX writing | Prototypr.io

UX writing : How to do it like Google with this powerful checklist | UX planet

Why we can’t let UX writing steal microcopy’s thunder | in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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