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케팅팀이고 CS 팀이고 영업팀이고 디자인팀이자 경영팀이자...
결과가 어떻게 되든 전 과정을 브런치에 차근차근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쉽지 않았다. 프로그램에 참여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도, 그리고 전체적인 흐름을 한번 경험해본 것도, 정말 좋은 담당자님들을 만났던 것도 운수가 좋았다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창업패키지에 참여하며 어려웠던 3가지를 개인적 경험에 비춰 말해보려 한다!
1. 예산 설정
다들 알다시피 모든 시뮬레이션을 빠짐없이 돌려보고 예산을 설정하기란 쉽지 않다. 어느 정도는 조사를 하고 예산을 설정하지만 실제로 돈을 쓰게 될 때는 예상과 차이가 많이 난다는 말이다. 특히 내가 전문분야로 있지 않았던 곳에 대한 예산을 설정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의 경우 웹사이트 제작이 매우 간단하지 않을까 싶어 금액을 A 정도로 잡았는데, 실제로는 A*1.5배가 들었다. 내부 개발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외주용역으로 해결해야 했는데, 일반 소개 기능만 있거나 글만 보여지면 되는 웹사이트가 아니라 기능이 어느 정도 구현되어야 하는 웹사이트라서 공수가 얼마나 드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인건비 설정도 마찬가지였다. 이전에 팀원 월급을 직접 주신 적 있는 대표님이라면 어렵지 않겠지만, 우린 처음 해보는 일이었기 때문에 추측한 금액은 월급*참여개월수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로 알고 보면 근로자에 대한 4대보험 사업자부담금도 지원이 되는 항목이어서 더 넉넉하게 예산을 잡는 게 좋다.
뭘 어떻게 쓰든 결국 예산은 예측으로 썼던 것이니 당연히 바뀌게 된다.
(그리고 사실 사업비를 처음엔 공고 최대 금액(예: 1억)을 소진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계획서를 쓰겠지만, 결국 합격 후엔 우리 사업에 책정되는 사업비 총액이 바뀌고 이에 따라 세세한 금액들도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예산을 너무나 구체적으로 쓰는 것에 시간을 많이 쓰기보단, "사업계획서에 쓴 계획과 목표를 실제로 진행하기 위한 예산이 맞군!"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쓰는 게 좋다.
그래서... 어떻게 예산을 책정하라고...?
완벽하게 책정해서 쓸 생각 자체를 버리자!^^
물론 너무 터무니없는 예산이면 서류 심사, 발표 심사 때 떨어지거나 왜 이렇게 책정되었는지 질문을 받을 수 있으니 생각없이 써서는 당연히 안된다. 말 그대로 너무 완벽하게 쓸 생각을 버리고 추후 어차피 고칠 것이다 생각하자는 것!
사업계획서를 보면 사업비의 경우 다음과 같이 비목, 세목, 세세목으로 이뤄져있다. 큰 비목 안에서 사업비를 변경하는 것은 비교적 쉽게 변경할 수 있으니, 세세목 비용까지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모든 건 내가 한 것이다. 허허허허헣
2. 산더미 같은 서류처리, 물론 한글 파일로!
아무래도 국가지원사업이고 지원금을 받아서 진행하는 사업이다보니, 당연히 1원이라도 증빙서류가 필요하다. 그래서 합격 후 메일로 각종 양식을 받게 될 것이다. 양식은 모두 한글파일과 pdf 파일로 받게 된다.
저는 한글 프로그램 없는데...?
그럴 경우엔 워드를 한글파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 등을 쓰기도 하는데, 그보다 내가 자주 썼던 사이트를 추천한다.
https://accounts.hancom.com/signin
온라인으로 한글파일을 편집할 수 있는 사이트다. 무료고 유용하다. 그러나 다운로드를 받으면 표 등 형식이 어그러질 때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컴퓨터에 있는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
여튼 정말 많은 서류를 쓰게 되는데 그 중 내가 가장 애를 먹었던 서류는 추후 소개해볼 예정이다. 바로 해외 사이트에서 결제한 내역을 증빙하는 일이었다. 아마 요즘은 화상 서비스도 많이 활용하고 해외 프로그램도 사용하는 등 해외결제를 사용할 일이 더 많아서 누군가에겐 유용하지 않을까 하고 ㅎㅎ 우리는 줌 결제를 해외 결제로 사용했는데 매번 5개 정도의 서류를 준비해서 제출해야 했다.
적은 금액이라면 그냥 내 돈을 내고 쓰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때도 있다.
서류에 대해 애매하다고 느껴지거나 어려울 땐 담당 매니저님께 바로바로 여쭤보는 게 가장 좋다. 어차피 이상하게 작성하면 다시 써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체적으로 안내는 처음 주는 파일들과 설명회에 가면 주는 책자에 대부분 들어있으니 숙지해두면 가장 좋다.
3. 그러면서 동시에 돈 벌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나오는 지원금들이 정말 좋지만, 대표자가 받을 수 있는 돈은 매달 50만원으로 정해져있다. (멘토님께 들은 바에 의하면 원래 아예 없었는데 생긴거라고...) 인건비는 직원에게 해당하는 금액이고 대표의 인건비는 당연할 수도 있지만 알아서 벌어야 한다.
매주 정신없이 프로그램에 대해 배우면서 서류 처리도 하면서, 서류 반려 당해서 또 쓰면서, 사업계획서에 하기로 한 일들은 해나가면서, 내 사업 운영 또한 해나가야한다. 당연한 거 아냐? 하지만 당연하다고 쉽다는 건 아니다. 무슨 말인지는 다들 해보면서 알 것이다.
예비창업패키지는 말 그대로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여기서 지원금으로 쓰는 항목들은 "시제품"을 만드는 것이지 내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게 아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여기서 만든 모든 것들은 양산을 목적으로 만들 수 없으며 판매할 수 없다!
이걸 몰랐다고?! 그렇다면 아직 "예비창업패키지"라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이니, 공고를 다시 한번 충분히 살펴보자.
그래서 결국 돈은 알아서... 알아서 어떻게든 벌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은 받은 지원금으로 콘텐츠 카드를 만들어봤는데, 시제품 목적으로 만들어진 카드기때문에 만든 카드를 판매할 순 없었다. (웹사이트의 경우 구독형 사이트처럼 유료 웹사이트를 만들면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는 문득 잘 모르겠다. 해당 부분은 매니저님께 물어보면 좋다.)
시제품인데 당연히 고객에게 팔면 안되지! 할 수 있지만, 기간 동안 시제품을 여러 버전으로 만들고 이제 마지막으로 확정을 하게 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지원사업비로 제작한 물품이라면 확정이 돼도 판매할 순 없다. 같은 물건을 내 돈을 들여서 만든다면 이런 제약과는 상관 없다.
요즘 콘텐츠들을 보면 0원으로 사업 시작하기와 같은 주제로 지원사업이 많이 소개되곤 한다. 물론 정말 좋은 기회고 참여한다면 정말 많은 지원을 받게 되는 게 맞지만, 실상 참여하면 정말 0원으로 모든 일을 하기란 쉽지 않다.
애초에 예비창업패키지의 경우엔 아예 말이 안된다. 왜 말이 안되냐고? 그 이야기도 다음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힌트를 먼저 써두자면 지원금의 10% 정도는 자비로 준비되어 있는 게 좋다.
쓰다보니 갑자기 10개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에.
아, 내가 쓴 글은 2023년 예비창업패키지 기준이니 본인이 참여하는 당해년도의 공고를 꼭 우선해서 살펴보시길!
[다음에 발행될 주제들]
0. 예비창업패키지 가장 어려웠던 점 3가지
> https://brunch.co.kr/@upp/40
1. 예창패 가장 애먹은 서류, 해외결제 서류
2. 지원사업 참여하고 0원으로 창업하기, 가능?
> https://brunch.co.kr/@upp/42
3. 예비창업패키지 가장 보람찼던 3가지
4. 예비창업패키지 발표 때 받은 질문
> https://brunch.co.kr/@upp/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