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연습에 말하기가 들어간다.
글을 바로 쓰는 것보다, 입을 열어 말을 하게 하면 덜 억지스럽고 글 쓸 때 힘을 덜 들일 수 있다.
(물론 혼자서도 척척 쓰는 경우라면 가만히 내버려두어도 중간 이상은 쓴다. 혼자 쓰기 어려워하는 학생은 말로서 먼저 대화를 나누면 훨씬 글쓰기가 수월하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머릿속에 나름의 지도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글을 써서 10줄을 채우는 것보다, 말을 하게 해서 대화를 나눈 뒤 글로 쓰게 하면 10줄 정도는 훨씬 수월하게 채우는 아이들을 많이 본다.
말하기에 자신이 없고, 자신의 말을 자신이 ‘자신’을 갖지 못하니, 말 자체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표현에 자신이 없는 현상이 계속 꼬리를 문다.
그래서 그런 경우, 말하기 훈련을 시킨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3분 스피치이다.
3분 스피치에 대한 개념은 초등학생 정도면 학교에서도 많이 경험하기 때문에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글쓰기 연습용으로 말하는 차원에서 3분 스피치를 할 때는 조금 다르게 해 보면 좋다.
첫째는 꾸준함이다. 매일 꾸준히 3분 스피치를 하는 것이다.
거울 앞이어도 좋고, 벽 앞이어도 좋고 가족 앞이면 더 좋다.
나는 어렸을 때 심심하거나 들어줄 대상이 없을때에는 토끼 인형, 양배추 인형, 곰돌이 인형을 나란히 놓고 그 앞에서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도 하고, 수업도 하고, 혼자서 매일 얘기했던 경험이 나중에 글 쓸 때에도 많이 도움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지 수많은 경험을 통해 본능적으로 몸에 익혀지기 때문이다.
유명한 동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에서, 거북이는 토끼보다 느리지만 이렇게도 표현한 학생이 있었다.
‘거북이는 토끼보다 느리지만, 토끼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엄마의 눈으로 볼 때에는 내 아이가 경쟁구도 속에서 토끼처럼 빠르게, 당돌하게, 당차게, 속력을 좀 내서 의지로 달려가 줬으면 하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토끼에게 가서 토끼 엄마로서 묻는 경우와,
거북이에게 가서 토끼 같은 엄마가 묻는 경우는 아이가 받아들이는 중압감이 다르지 않을까.
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수업이든 연습이든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글쓰기에 있어서만큼은 거북이의 꾸준함이 분명 승리의 열쇠가 된다. 분명 지름길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토끼도 마음만 먹으면 거북이를 너끈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누가 꼭 이겨야 할 필요가 있을까만은...
토끼는 토끼의 이야기를 쓰면 되고
거북이는 거북이의 이야기를 쓰면 된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노력으로 글 잘 쓰는 토끼, 글 잘 쓰는 거북이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굳이 글쓰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는, 말하기 연습부터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뜸 하라고 하면 더 부담스러우니, 말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면 좋다.
온 가족 3분 스피치
엄마와 함께하는 3분 스피치
아빠와 함께하는 3분 스피치.
책 읽고 소개를 하든지, 하루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던지, 어떤 주제를 정하던지 간에 아이들과 게임처럼 진행할 수 있도록 가벼운 상품이나 즐거운 의식 같은 것을 만들어 가족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쓰기, 말하기의 시작은 편안한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말하기 편안한 환경,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고 있다는 안정감이 뒷받침될 때
글쓰기는 어렵지 않게 숙련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