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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인잠 Feb 21. 2020

<아인슈타인의 유쾌한 편지>를 읽고

독서의 중요성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과학은 '어떻게?'라는 질문에는 멋있게 응답할 준비가 되어있지만, '왜?'라는 질문에는 매우 혼동스러워한다."


그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 인문학이다. 인간은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 왜 행복하고 싶어 하는가, 왜 슬프고 분노하는가, 왜 전쟁은 일어나고 왜 사건이 발생했는가... 수많은 '왜'라는 질문 앞에서 인류는 고민하고 성찰하고 발전해온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라는 의문은 결국 '어떻게'라는 다음 질문을 낳고, 그래서 과학, 의학도 태어났다.

그래서 사람은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책을 읽으며 수많은 '왜?'라는 질문에 맞닥뜨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나도 독서를 하고 아이들에게도 책 읽기를 가르친다. 책을 읽으면서 알아가고 생각하는 질문은 몸과 마음을 성장시키고 주변을 이롭게 만든다. 책 읽는 것이 가장 사람답게 '자라 가는' 빠르고 옳은 길이라 생각하고 그 이상의 대안이 없기에 나는 독서를 신뢰한다. 변하지 않는 가치는 독서만이 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가르쳐온 어느 아이가 여전히 독서에서 큰 변화 없이 책 읽기를 힘들어하고 어려워한다. 누누이 책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지만, 워낙에 집안 분위기도 책을 읽지 않고 재학 중에나 방학 때에도 가야 하는 학원이 많다. 늘 잠이 부족하고 시간이 없는 바쁜 아이들에게 독서만큼 성가시고 재미없는 일도 없을 것이다.

영어학원에 갔더니 선생님이 독서를 하라고 했단다. 수학학원에 갔더니 선생님이 독서를 하라고 했단다. 과학학원에 갔더니 선생님이 독서를 하라고 했단다. 한자 선생님도 독서를 하라고 했단다. 미술학원에 갔더니 독서를 하라고 했고 피아노 학원에 가서도 독서하라는 말을 듣고 왔단다. 감정과 사고, 표현하고 집중하는 모든 과정에서 독서의 힘은 발휘된다.

요즘 가는 곳마다 독서하라는 말을 듣고 다닌다는 그 말을 아이가 내 앞에서 웃으면 했다. 자기도 어이가 없는 모양이다. 나도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

독서논술 선생님이 누누이 책 읽으라고 했더니 다른 학원에 가서 '제발 책 좀 읽으라'는 소리를 듣고 다니냐며, 어디 가서 나한테 배운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


책을 읽는 것은 자기 책임이고 책 읽어서 좋은 점은 오롯이 자기가 누릴 복이다, 반면 책을 읽지 않아서 좋지 않은 점도 자기가 감당해야 할 평생의 마이너스 통장이다. 마이너스 통장은 당장에는 편리하고 사는데 불편함이 없지만, 점점 갚고 메꿔야 할 이자와 원금은 쌓여간다. 가만히 있으면 마이너스 통장에 내 생활이 묶일 수도 있다.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은 당장의 편안함과 사는데 불편함이 없다고 느낄 뿐이지 보이지 않게 마이너스 통장에 마이너스가 늘어나는 것이다.

책 읽는 사람의 통장에는 원금과 이자가 복리로 늘어나고 언젠가는 큰 액수로 보상받을 수도 있다. 당장에 허리띠를 조이는 것은 남들 보기에 궁색할지 모르나, 통장 주인은 배가 부르고 주머니가 두둑한 느낌을 받으며 만족스러운 감정을 느낀다. 그것이 독서가 주는 이자의 일부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은 비단 돈 많은 사람한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책을 읽어서 마음의 곳간이 넉넉한 사람은 풍요하고 안락한 정신세계 속에서 쉼을 누리고 재능을 계발해간다.

자기 계발이 없는 삶은 그 상태의 휴면계좌이다. 휴면계좌에 잔고가 없으면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1원만큼의 이자도 쌓이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이 살았을 당시 1921년, 토머스 에디슨이 대학 무용론을 주장했다고 한다. 이에 아인슈타인은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배운다는 게 썩 중요하진 않다. 그럴 거라면 대학에 갈 이유가 없다. 책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대학 교양학부의 진정한 가치는 수많은 사실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뭔가를 상상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데 있다."


나는 이 말이 너무나 설레었다.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뭔가를 상상하려면, 그 상상하는 힘에도 책에서 얻은 능력이 필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상상을 하고,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뭔가를 얻는 힘, 책을 읽어야 책에 있는 사실이나마 습득할 힘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아들들에게도 독서를 가장 강조했고 여자의 교육에 대해서도 일관적이었다.

당시 보편적이었던 '드레스와 댄스'와 바보 같은 여자애들이 좋아하는 여러 가지 들이 별로이고, 말타기가 더 좋고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여자아이'에게 아인슈타인은 답장했다.


"네가 여자아이라고 해서 신경 쓰이지 않는데, 중요한 점은 너 자신이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란다.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단다.



방학 기간 동안 책을 많이 읽어서 보충하고, 그 기세로 학기가 시작되더라도 자기만의 독서를 해나가야 한다.

안일하게 하루하루 있다가 내년 이맘때쯤에도 독서를 하지 않아 고민이라는 말이 들리지 않으면 좋겠다. 독서는 오직 독서로만 가능하다. 만화나 영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독서. 직접 독서하는 것만이 마이너스 통장을 메우고, 잠들어있는 휴면계좌를 깨우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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