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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인잠 Oct 05. 2019

손미나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 중에서

책을 읽다 보면 어느 문장이 나한테 손짓하는 것만 같은 순간, 그 글귀가 내 마음으로 딱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랑 비슷한 느낌. 바로, 다음과 같은 문장!


"여행을 하다 보면 낯선 도시가 나한테 손짓을 하는 순간, 그 도시가 내 마음으로 딱 들어오는 순간이 있어요.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by 아인잠's girl


을 읽다가 나는 이 문장에서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이 내 마음에서 고개를 들었다. 어디로 가면 좋을까? 그곳이 어디든,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떠나봐도 좋을 것 같다.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 책에서는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다양한 사람들, 그들이 말하는 여행에 대한 생각, 경험, 가치에 나는 금세 빠져들었고 내가 가보지 못한 세상에 대해 상상하기 시작했다.



"보통 사람들이 여행을 갈 때 인생의 쉼표를 찍는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십 대에게 여행이란 끊임없이 물음표를 찍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당연하게만 생각해왔던 것들에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하지요. 여행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그 질문을 던져줄 때도 있어요. 예컨대, 왜 너희들은 그렇게 사니? 왜 너는 그렇게밖에 생각을 못 하니? 이런 질문들이죠."



래, 여행은 쉼표가 아니라 '물음표'라는 말이 적당하다. 쉼표는 일상에서 수없이 찍을 수도 있다. 굳이 여행을 안 간다고, 또는 못 간다고 해서 내 일상에 쉼표를 찍는 일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상의 '물음표'는 여행지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가 아닐까. 나의 복닥 복닥 하고 지리멸렬한 일상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새로이 마주하는 나, 타인 속에서의 나를 마주할 때, 나는 모든 사람과 사물에 물음표를 안고 다가가 느낌표를 안고 돌아올 수 있게 되리.

여행의 매력은 그런 것이 아닐까. 그저 떠나는 사람이 그저 돌아오지만은 않게 해주는 삶의 선물. 나도 나에게 선물하고 싶다. 여행을.



책에는 여행에 대한 담백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이들은 여행을 다녀온 뒤 이런 이야기들을 얻었는데, 만약 여행을 가지 않았더라면 알기 힘들었을 깨달음들을 보면서, 나도 나의 여행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나는 어떤 글들을 쓸 수 있을까. 내가 찾아낼 내 삶의 보석 같은 이야기들은 무엇일까.


바쁘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 나의 시간을 얼마나 충실하게 보내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때 바쁨의 수고가 헛될 때도 있다.

누군가와의 만남을 뒤로하며 허탈한 발걸음을 옮기기도 하고, 웃음 뒤에 감추어진 고민과 슬픔이 혼자인 순간에 더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럴 때 여행은 자신을 가장 솔직하게 만드는 장소로 가져다 놓는 일이 아닐까 한다.




바쁘다는 건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다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기를 돌아볼 시간이 없이 산다는 거예요. 자기 안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고 신호를 계속 보내오는데, 그 사인이 엄청나게 커지기 전까지는 듣지 못한다는 거예요. 몸이 아플 때도 나중에 돌아보면 그때 그게 그거였구나 아는데, 당시에 바빠서 그냥 지나간다면 나중에 큰 병이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온갖 소음들 속에서 자기 안에서 올라오는 신호, 사인을 붙잡고, 충실한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나중에 다시 자기가 일하던 그곳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예전의 자기와는 분명히 다를 거예요.

여행이 기대되는 이유!


우리는 삶을 살아가지만 변해가는 것이기도 하다.

삶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좌표를 바꾸어 나를 다른 위치로 옮겨 놓는다.

가 스스로 선택하든, 옮겨지든 나는 다른 길, 다른 상황에 놓여 여러 말들과 경우의 수를 마주하며 그 자리에 있다.

그럴 때 어쩌면 여행이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하는 인생의 찬스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종종 여행이 아니었다면 내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별일 없이 잘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양지바른 길을 디디며 안전한 삶을 사는 대신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아름답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것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밋밋하고 심심하게 살고 있지 않을까



책을 통해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희망차게 해 보면서 나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여행'을 버킷리스트에 넣었다.


나는 여행을 통해서 새롭게 나를 마주하고, 또 다른 기회를 마주하게 되리!


여행은 내게 휴식이고 치유이며,  내 삶의 특별한 선물!


by 아인잠's girl


"인생의 어느 시기에는 다 각자가 자기 인생의 예언자가 되는 시기가 있다.”


손미나,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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