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책에 보면 밥 고프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미국 전 외교관, 베스트셀러 <사랑으로 변한다>의 저자인 밥 고프가 질문을 던졌다.
"당신의 임종을 지키는 사람은 누구일까?
밥 고프는 '마지막 순간에 곁에 남을만한 사람은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8명일 것'이라고 했다.
단 여덟 명 만이 내 인생에 남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질문을 해봐야 할 것이다.
'나의 8명은 누구일까?'
나의 가족부터 가까운 친구들, 지인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이내 누가 내 인생 끝에 남겨질지 짐작 가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 것 같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나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돌아보라'라고 한다.
'타인이 당신을 만족시킬만한 콘텐츠를 게시해야 할 책임은 없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자신이 보는 것을 걸러낼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내 안으로 받아들일지를 감시해야 하는 일이 '나'의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에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 '나 또한 타인을 만족시키기 위한 내 삶의 콘텐츠를 보여주어야 할 책임은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한 배려는 지금까지도 어쩌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거절하지 못해서 마음과 다른 대답을 하고, 상대방을 힘들게 할까 봐 내가 힘든 일을 선택하고, 거절당할까 봐 거절하지 못한 적도 많았을 것이다.
우리의 사소하고 꾸준한 것들이 인생을 바꾼다는 저자의 말에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간다.
우리는 많은 시간들을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데에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만큼 살아봤으면 앞으로는 좀 다르게도 살아보면 어떨까. 그 모습이 비록 잠깐은 '(이전의) 나'답게 느껴지지 않더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편안해지는 내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SNS, TV, 유튜브 등을 보면서 나의 삶과 같지 않음을 비교하고 내 삶을 내려다보는 것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내가 내 삶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꿈을 위해 나아가고, 무언가를 원한다면 그 어떤 것의 방해도 허용하지 않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도 이와 유사한 말을 볼 수 있다.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은 반복'이라는 것이다.
'나의 소비습관과 시간관리, 인간관계 등 가장 기본적인 행동을 진정으로 변화시키려면 정체성을 바꾸어야 한다.' 상당히 큰 공사이고 노력해야 할 일이다.
마음이 약해질 때는 책을 보면서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다.
"목표를 떠올릴 때 원하는 결과를 생각하지 마라. 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반복에 초점을 맞춰라. 성공하기까지 투자하는 엄청난 노력을 떠올려야 한다. 걸작을 얻기까지 빚었던 수백 개의 도자기에 초점을 맞춰라."
나는 지금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점검하고 제대로 내가 원하는 노선을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들여다보면 좋겠다.
새뮤얼 버틀러는 "인생은 사람들 앞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바이올린을 배우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
바이올린을 처음 배울 때 얼마나 귀가 아프도록 쨍하게 듣기 괴로운 소리가 나는지 모른다.
하필 바이올린이라고 말한 이유가 그 이유일 것이다. 내가 서투르고 못하는 모든 불협화음을 다 들키고 사람들 앞에서 배워나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말에 신경 쓰기보다는 내가 하고 있고 배워가야 할 연주에 더 몰입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언제쯤 능수능란하게 사람들이 감동할만한 연주를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이,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가 된다. 내가 중간에 멈추지 않고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적어도 더 나아지는 내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애써 잘하는 척하지 말고, 나이기에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곡을 멋지게 연주할 수 있는 그 날이 오도록 매일매일 연마해가고 싶다. 나만의 바이올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