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이렇게 글을 열심히 잘 쓰실 줄을 몰라서 오히려 제가 새록새록 배워가는 것이 많습니다
글에 대한 초심, 설렘, 막막함, 좌절, 포기, 도전, 용기, 모든 애씀을 지켜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해서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도 점점 커져감을 느껴요. 마치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 커져가는 느낌?
글쓰기는, 글을 사랑하는 일이라 생각해요.
사랑해야 생각나고, 사랑해야 만나고 싶고, 사랑해서 써보고 싶고, 썼다 지웠다 모든 과정이 지루하지 않고 힘겹지 않고, 글에 다가가는 과정은 연애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글이 더 힘이 센 존재라서, 항상 글 쓰는 사람이 약자이고, 글 쓰는 사람이 글을 더 짝사랑하고, 글의 뒷모습을 보면서 언제 한번 나를 돌아봐주려나 기다리는 여인의 마음이 됩니다.
사랑도 다가가고 표현하는 용기가 필요하듯이 글쓰기도 그렇습니다. 그것을 자신감이라 많이 표현하는데요, 자신감이라는 게 갖고 싶다고 갖게 되고, 표현하겠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막상 글 앞에서 자신감을 부려 쓰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땐 자신감을 믿지 말고, 자신의 '감'을 믿어봅시다.
기쁠 때 기쁜 감,
즐거울 때 즐거운 감,
슬플 때 슬픈 감,
화나고, 안타깝고, 기대되고, 설레고, 고민되고, 의지되고, 떠오르는 모든 '감'을 가만히 바라보고 마주해봅니다.
그리고 그냥 보이는 대로 써보는 거예요.
글 쓸 때 두려운 이유로 지난 글에서는 자신의 불안과 고통, 문제들을 마주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들었는데요, 오늘은 맞춤법, 띄어쓰기에 대한 것을 얘기해볼까 해요.
이건 온전히 저만의 생각이기에 참고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국문학과를 졸업했고, 방송작가, 동화작가, 에세이 작가, 독서논술 강사로 일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는 독자님들은 아시고 제가 이미 다 들켰겠지만, 저도 맞춤법 많이 틀리고 띄어쓰기도 엉망(-ㅡ- 케케켁)인 것을 양심 고백합니다. 그래도 책을 쓸 때는 항상 저의 뒤에는 훌륭한 편집자님이 계시기 때문에 믿는 구석이 있지요.
브런치에도 일단 맞춤법 확인 기능이 있고 한글 워드 프로그램에도 맞춤법 검색 기능이 있잖아요. 글 쓸 때는 편하게 떠오르는대로 한 번에 쭉 써보세요. 처음 쓸 때부터 맞춤법과 띄어쓰기까지 고려하면 글 쓸 때 제약이 너무 클 것 같아서 그럽니다.
감히 표현하자면 '맞춤법, 띄어쓰기 신경 쓰지 말고' 일단은 쓰자고요.
써야 지울지, 고칠지, 더 쓸지 말지 가늠이라도 하니까요.
일단은 태어나게 해야 쌍꺼풀 수술을 해줄지 콧대를 세울지, 사진을 찍어야 포토샵을 해서 팔을 늘리던지 다리를 늘리던지, 어디를 키우고 줄여야 할지 알 수가 있듯이 말이죠.
어쨌거나 초고는 걸레란 표현까지 있지만, 저는 걸레라고 까지 하고 싶진 않고, 일단은 아이가 처음 스케치북에 그리는 낙서 같은 그림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아기의 그림을 보면 얼마나 예쁘고 해맑고 가능성이 느껴지나요^^ 아무리 못해도 앞으로 이것보다는 잘하게 될 가능성, 색칠만 조금 더 하면 꽤 그럴듯하게 멋져 보일 그림, 정성껏 그려서 마음의 눈으로 보니 모나리자 뺨치게 신비롭고 이뻐 보이는 그림, 좋잖아요~
걸레는 빨아도 걸레밖에 안돼요,
내 초고가 앞으로 멋지게 채색되고 성장할 소중한 작품이라 여기면서 나 스스로 어여삐 여기고 용기 내어 해나가는 자신감. 그것이 나의 글이면 좋겠습니다.
글을 쓸 때는 아기처럼 세상모르고 마냥 좋아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이쁘게 그려서 엄마에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마음 통하는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 생각하면서 글 쓰는 시간을 즐거워하게 되시면 좋겠어요. 내 이야기를 누구에게 들려주고 싶으세요?
그 최초의 독자는 내가 어떤 글을 쓰든지 좋아할 것입니다. 관심 있게 볼 것이고, 남은 이야기들을 궁금해하고 내가 계속 글을 써나가길 응원해줄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첫 독자, 유일한 독자, 든든한 독자도 중요합니다. 내가 무슨 글을 쓰던지, 무슨 말을 하던지 귀을 열어주고 마음을 들어줄 사람.
그런 독자 한 명쯤, 우리에겐 있지 않나요?
없다면,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슬기로운 글쓰기 생활을 응원합니다. 글 쓰는 게 남는 겁니다. 글 쓰면 좋은 날이 옵니다.^^ 모든 분들의 소중한 글에 박수를 보내며 아인잠의 글쓰기도 성장해가길 바라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