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인잠 Jun 07. 2020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 유후~

글쓰기에 대해 쓴 유명한 책들이 많지만, 제가 특별히 아끼는 책이 몇 권이 있는데요, 앞으론 그 책들을 되는대로 소개해볼까 합니다.

지난번 글쓰기에서 소개했던 책도 그중 하나인데요, (아직 못 보셨다면 읽어보시면 좋아요.)

https://brunch.co.kr/@uprayer/461


수전 티베르기앵의 <글 쓰는 삶을 위한 일 년>을 읽으면서, 사실은 그 책을 미처 다 보기도 전에 다른 책을 먼저 구해서 읽게 된 경험이 있었어요.

<글 쓰는 삶을 위한 일 년> 중에서 이 부분을 보았거든요!

‘1938년에 처음 출판되어 이제는 고전이 된 책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에서 브렌다 유랜드는 여러 해 동안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적는 마구잡이식 일기를 썼노라고 적었다.'


브렌다 유랜드 작가에 대해 얼핏 알아보니 이랬습니다. 무려 1891년도생이고, 작가, 편집자, 글쓰기 선생으로 생계를 유지했으며, 노르웨이 왕에게서 기사 작위를 받고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작가.

-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 저자 소개 참조.     


자그마치 1891년도에 태어난 작가가 1938년도에 써낸 글쓰기 책을, 2020년도에 한국의 내가 가만히 방에 앉아서 볼 수 있다니, 이 자체로 얼마나 신기한가요? 게다가 이미 그 시대에도 글쓰기 선생이 존재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 책을 필요로 했다는 것이 말이죠. 저는 이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설레였어요.


누군가는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글쓰기에 빠져든 걸로 오해하는 분들도 많지만, 사실은 글쓰기에 대한 역사는 인간의 ‘표현하고자 하는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어제오늘 생겨난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바로 중고서적 중에서 이 책을 구해 읽고는 행복에 겨워서 잠을 잘 못 잤어요. 내 책이 130년이 지난 뒤에도 누군가에게 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읽힐 수 있다면, 그리고 누군가의 멈춰진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게 만들 수 있다면, 내가 세상에 태어나 존재하는 이유가 이것일 것 같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도에 초판이 발행이 되어서 현재는 절판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다행히 중고서적에서는 그나마 ‘아직은’ 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은 초반부터 치명적이었어요. 말 그대로 유혹이예요~.

보다보다 이렇게 통쾌한 설명을 읽은 적도 드문 듯한데요, 이 부분입니다.

소심하고 이런저런 눈치로 글쓰기를 주저하는 분들에게 광명이 비취는 곳이죠.   

  

“당신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선생과 비평가와 부모와 그밖에 유식한 체하는 친지들이 당신의 어떤 글을 보고 나서 대번에 교만하고 까다롭게 굴면서 잘못을 열거하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어허, 맞춤법이 틀린 단어가 하나 있구나!” - 마치 셰익스피어가 철자법을 알기라도 했다는 듯하다! 철자와 문법과 수사법 책에서 배운 내용이 자유로움과 상상력에 무슨 대단한 관련이라도 있기라도 한 듯하다!

셰익스피어도 맞춤법에 맞는 글을 쓰지는 않았다. 하물며 당신은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자유롭게, 신나게 글을 써라.”(18p)     


여기까지 읽으면서도 너무 통쾌해서 박수를 치고 싶었는데 그 아랫줄을 읽으면서 저는 너무 놀라서 방방 뛰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제가 지난번 브런치 글에서 썼던 부분이 있거든요.

다시 소환해서 볼게요.     

“글을 쓸 때는 아기처럼 세상모르고 마냥 좋아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이쁘게 그려서 엄마에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마음 통하는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 생각하면서 글 쓰는 시간을 즐거워하게 되시면 좋겠어요.

내 이야기를 누구에게 들려주고 싶으세요?

그 최초의 독자는 내가 어떤 글을 쓰든지 좋아할 것입니다. 관심 있게 볼 것이고, 남은 이야기들을 궁금해하고 내가 계속 글을 써나가길 응원해줄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첫 독자, 유일한 독자, 든든한 독자도 중요합니다. 내가 무슨 글을 쓰던지, 무슨 말을 하던지 귀를 열어주고 마음을 들어줄 사람. 그런 독자 한 명쯤, 우리에겐 있지 않나요?

없다면,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제가 그렇게 적었었는데, 이 부분을 쓰고나서 불과 한 시간도 안되어 100년 전에 쓰인 대 작가의 글을 보게 된 것이죠.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해요.     

“당신이 글을 쓰는 동안 조금이라도 좋은 글을 쓰려면, 당신은 반드시 불안이 아니라 자유로움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유일한 좋은 선생은 당신을 사랑하는 친구들이다.” (20p)     

당신을 사랑하는 친구들은 당신의 글을 읽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듣기 원할 것입니다. 당신이 느끼고 아는 모든 것,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말이죠. 더 이해하고 싶어 하고 더 많이 듣고 싶어 할 것입니다. 만약에 그런 친구가 없다면, 그런데도 여전히 쓰고 싶다면, 작가는 이렇게 말해요. ‘상상 속에서 친구 하나를 만들어내라.’     


“한 위대한 음악가가 내게 한 말을 인용하자면, 그 누구라도 스스로 자기 연주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서는,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느끼지 않고서는, 또 그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고서는, 단 하나의 음표도 제대로 연주할 수 없다.

이제 당신 스스로 글쓰기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 이 말을 기억하라. 그대의 모든 지성과 사랑을 기울여 작업하라. 그대를 사랑하는 친구에게 이야기하듯이 자유롭게, 그리고 신나게 일하라.”     


맞죠. 글쓰기는 시대를 관통하는 힘이 있고, 생각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꿈이지만, 글은 얼마든지 가능해요. 그것이 글쓰기를 하며 짜릿할 만큼 기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무엇을 망설이셔요, 아무 글이나 써보아요 이제.

누가 뭐랄 것이어요, 내 노트에 내가 적는데...

적다 보면 행복하고 즐겁고 후련하고, 의미 있고 써보고 싶고 꿈이 생기고,

그런 꿈, 그런 시간 좋잖아요.

많은 분들이 글을 쓰길 원하고 한 명이라도 더, 글쓰는 삶을 이어가시길 응원합니다.

글쓰기는 축복입니다.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 브랜다 유랜드 지음. 이경숙 옮김. 다른 생각. 2004 참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