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안에서 아들이 쓴 편지를 받은 적이 있어요. 제가 밖에서는 선생인데 남의 자식 바르게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정작 내 자식에게 한글을 못 가르치고 들어왔는데, 어디서 한글을 배워서 편지를 보내왔어요. 그것을 받고서 참 많이 울었어요. 그 편지를 받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뾰족한 막대기로 감옥의 벽에다가 하얗게 그어서 십자가를 만들고 그 앞에서 무릎 꿇고 울면서 기도한 적이 있어요."
- 도종환 시인 인터뷰 중에서.
뾰족한 막대기로 '감옥의 벽에다가', '하얗게 그어서', '십자가를 만들고' ,'그 앞에서', '무릎꿇고', '울면서', '기도','한 적이 있어요'.
감옥에서, 어쩔 도리가 없어서 그저 벽에 하얗게 십자가를 그어 만들고, 그 앞에 앉아 울며 기도했을 시인의 심정을 상상으로나마 그려본다. 그 때의 기도는 다시없을 간절함이었을 것이고, 다 표현못할 울부짖음이었을 것이고, 어쩔 도리없을 애절함과 사무침이 깃든, 그저 신을 향해 울부짖을 수 밖에 없는, 한 아버지로서의 기도였을 것이다.
시인의 한 마디 한마디의 말이 가슴에 박히는 것을 느끼면서, 한 자 한자 눈여겨 마음에 새겨 읽으면서, 내가 부모로서 내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기도가 어떠해야할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