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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인잠 Jun 29. 2020

정기연재가 시작되었습니다.

은하수다방 칼럼 연재 start. by아인잠.

안녕하세요

두번째 에세이 출간을 목전에 두었을 즈음, 브런치를 통해 연재 제안을 받았습니다.


은하수다방 브랜드 채널


이혼·재혼 관련 전문적인 연애&심리 칼럼 콘텐츠를 제작하시는 은하수다방 브랜드 채널에서

콜라보레이션으로 정기연재를 제안하셔서,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네이버 포스트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아인잠의 글을 만나실 수 있게 됩니다.

7월부터는 카드뉴스와 웹툰으로도 제작되는 것으로 압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알려드릴게요.

이혼을 결심하고 있거나,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보신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아인잠의 칼럼 연재.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이혼을 결심하다>     


“이렇게 살거면 이혼하자, 이혼해!”

“누군 뭐 좋아서 사는 줄 알아?”

“그렇게 능력되면 혼자 나가서 사세요!”

“이혼? 웃기고 있네, 이혼은 아무나 하냐?”     

얼마전 대낮에 길을 지나가는데 갑작스런 고함소리가 들려서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 했다. 가까운 아파트에서 열린 창문 사이로 부부싸움 소리가 생생하게 퍼져나오고 있었다. 마치 지난날 내가 겪었던 싸움의 현장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 자리를 얼른 피해드려야 하는 것이 예의라 생각해서 발걸음을 최대한 빨리 옮겼다. 그리고 걸어가며 생각했다. 

‘참 힘들겠다, 싸우느라 진빠지고 속상하겠다...’

대낮의 길거리를 가득 채웠던 싸움의 소리는 한동안 들리다가 잠잠해졌다. 사람들의 이목을 생각하기 전에 당장 집안의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싸움이 길어져서는 안된다. 

누군들 처음부터 이혼을 꿈꾸고 아이까지 낳고서 이혼하는 것이 좋을까. 부부가 살다보니 처음 시작과 다르게 서로의 다름으로 인해서 다투게 되고 멀어지는 때가 오는 것이다.

서로의 노력으로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부부의 연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용납할 수 없는 서로의 다름으로 인해서 결국 이혼을 결정했다. 

결정은 빨랐으나 마음을 먹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10여년 동안 ‘못살겠다’는 느낌으로 참고 살았었는데 결국엔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이혼했으니까. 자그만치 10여년을 견딘 것이다. 물론 노력도 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이해도 했다가 배려도 했다가 포기도 했다가, 좋은 책도 읽었다가 교육도 받았다가 하면서 시간을 버텼다. 

주변에서도 이혼하지 않았을 뿐이지 남남처럼 산다는 부부도 흔하고, 마지못해 산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 

결혼할 때에야 예쁘게 차려입고 풀메이크업으로 단장까지 하면, 누구든 못지않게 아름답다는 말을 들으며 결혼식을 올린다. 나도 한때는 마냥 핑크빛 미래가 펼쳐질 것 같았다. 진한 핑크는 아니더라도 연한 핑크는 되겠거니! 남들처럼 예쁜 아기도 무사히 낳았으니 알뜰살뜰 노력하며 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결혼 후의 행복은 그리 달콤하지 않았다. 부부가 행복에 대한 가치관이 너무 다를 경우에, 애초부터 행복은 출발선부터 결승점까지 모든 게 달라진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부부가 이혼하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뭘까?

‘왜 이혼했냐’는 말이다. 

연예인들은 ‘성격차이’라고 입장을 발표하면 되지만, 드러내놓고 입장발표하기가 애매한 보통 사람의 경우에, 만나는 사람마다 왜 이혼했냐고 물으면 정말 곤혹스럽다. 

이혼의 원인은 대개의 경우 일반적이다. 더 이상 같이 살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들 때 이혼을 선택하는 것이다. 성격 차이, 정신적 경제적 신체적 학대, 불륜, 외도, 도박, 중독 등의 사유는 있겠지만,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은 너와 내가 다름에서 오는 ‘격의 차이’가 아닐까. 그것을 편의상 ‘성격차이’라고 뭉뚱그려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다. 

나 역시 성격차이가 가장 컸고, 경제적으로도 가치관이 맞지 않았다. 싸울때마다 심해지던 폭언과 폭력적인 상황도 더 이상 견디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싸우는 것은 더 나쁜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기에 싸우면서 사느니, 헤어져서 서로의 안녕을 빌어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아내 입장에서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활비를 받고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길 원했는데 남편은 내게 독박육아와 생활비까지 강요했다.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인 강요는 폭력이었고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부부싸움이 잦아지는 원인이 되었다.

그렇게 싸우다보니, 어느 순간 점점 말이 없어지고, 반복해서 싸우다 지친 나머지 서로가 남남이 되어갔다. 그렇다보니 언제부턴가 굳이 한 집에서 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의 삶을 살고, 그는 그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남은 인생을 원하는 방향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 결정했다. 그래서 이혼했다.

예전에는 나 역시 이혼하면 큰 일 나는 줄 알았고, 어떻게 이혼을 할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이혼은 선택이고 앞으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용기있는 판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인마다 이혼을 결심하는 이유는 물론 다르다.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과 부부간의 문제, 자신만이 느끼는 어려움은 말 그대로 ‘개인차’가 있기에, 이혼 사유 역시 ‘개인차’이다.

그래서 섣불리 말하기 어렵지만 나의 경우, 오래된 대화 단절과 가치관의 차이가 극복할 수 없는 난제였다.

일리노이 주 시카고의 변호사 겸 이혼 코치인 캐런 코비가 말했다.

“부부가 하는 말이 아닌, 하지 않는 말이 중요하다. 문제는 쌓여가고, 아무도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대화도 없다. 하지만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문제는 가려지지만, 다른 문제가 나타난다. 다루지 않았던 예전의 문제 때문에 양쪽 모두 분한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 문제도 다 못본척 해버린다. 그러다 어느 순간 바보같아 보이는 작은 일을 놓고 폭발이 일어난다. 결국 그들은 말하지 않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놓고 싸우게 된다.”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의 변호사, 푸자 A. 사크데브는 이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혼하려는 부부를 처음 만나면, 남편 또는 아내가 동등한 배우자라고 느끼지 못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특히 아이를 돌보는 일에 있어 그렇다고들 한다. 병원 방문이라든가 사교 활동 등 가족의 본업 이외의 일들을 챙기려면 시간과 에너지가 든다. 상대가 자기 몫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느낄 때면 분한 감정이 생긴다. 그러나 아이가 관련되어 있을 경우는 훨씬 더 복잡해진다. 나를 찾아오는 이혼을 앞둔 부부는 모든 걸 다 시도해봤고, 상대에게 도와달라고 부탁도 해봤지만 성공하지 못한 경우다. 그들은 이혼만이 유일하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대부분 참고 살아가는 문제들이 있지만 더 이상 참고 살수 없는 시점이 올 때, 숨이 막히거나 죽을 것 같은 괴로움을 느낄 때 이혼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성격 차이, 가치관의 차이라 하기엔 너무나 간단하지만 실상 이유를 파고들어가면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가. 개인의 꿈과 행복, 안위와 미래 등 모든 가치가 걸린 일이다. 그렇기에 이혼사유를 단순히 표현하기엔 어려울 수 있다. 결혼생활을 통해 자신이 점점 사라져감을 느낄 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어떤 삶을 살고싶은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시기는 언제나 ‘지금’이 아닐까. 그렇기에 ‘이혼’이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인 것이다.





네이버포스트를 통해서도 아인잠의 칼럼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8614328&memberNo=46518775



https://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599728&memberNo=46518775&prevVolumeNo=2861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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