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쓰고 싶은 글이 있어서, 여기저기 투고했어요
그런데 간절함은 쏙 빼고
안되어도 그만, 되면 좋고! 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보냈습니다.
아마도, 받으신 투고 담당자님은 바쁘시겠지만요,
저는 2주 전부터 하루에 5곳씩, 투고 메일을 보냈어요.
그러다 보니 총 20곳에 보냈더라고요. 이제 안 보내려고요
그러다 보니 잊을만하면 1곳에서, 또 잊을만하면 1곳에서 메일이 오네요.
제가 그 메일이 오는 게 즐거워서 투고 메일을 보낸 거예요.
투고가 통과되면 출간으로 이어진다는 바람보다는
출판사에서 메일이 온다는 것은 회신을 안내하는 메일이건, 거절하는 메일이건 간에
긴장되고 기다려지는 설렘이 있거든요
마치 당첨되지 않을 것을 알고도 일주일에 한 번씩 로또복권을 사서, 일주일을 기쁘게 보내는 것처럼,
투고 메일은 저에게 그런 '마취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저의 꿈과 연이 닿아서, 책으로 발간하고 싶은 꿈을 갖게 되는 출판사가 있다면 저는 행운으로 알고, 기쁨으로 알고 기꺼이 출간되도록 최선을 다해 또 열심히 글을 쓰겠지만
아니어도, 일단은 제가 지금 너무 행복하거든요
앞으로 거절 메일 18군데가 남았다는 것은 2주 동안 제가 작은 설렘으로 저의 바쁜 일상을 향유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되면 좋고 아님 말고,
지금은 아니어도, 좀 더 다듬어지고 보강되어서, 결국엔 좋은 책으로 나올 수 있게끔 하면 되거든요.
그리고 그것에 대한 작은 아이디어랄까, 조언을 해주시는 곳도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기에
투고 메일이 꼭 출간으로 이어지진 않더라도, 글을 써나가는 작가에게는 활력소가 됩니다.
가스활명수보다 투고 메일이 더 좋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커피의 카페인보다, 맥주의 톡 쏘는 첫 맛보다, 투고 회신이 더 좋고요
나를 알아봐 주는 곳이 어딘가에 계실 양이면, 이 두 손을 다하여서 열심히 글을 쓰리!
제가 투고 메일을 보낸 것은 저의 테스트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책도, 두 번째 책도, 저에게는 행운과 같이 온 기회였어요.
제 힘 만으로는 된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독자들의 관심과 응원과 공감과 기대가 출간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번에 투고한 것은
제가 처음으로, 바닥으로 다시 내려가서 혼자 시작하고 도전해보는 과정이거든요.
마치 책을 한 번도 출간해보지 않은 것처럼,
아무도 나를 몰라주는 상태에서 혼자 용기 내어서 하는 도전처럼,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일말의 가능성도 기대하면서, 안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나 계속 글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거든요.
그래서, 미진한 글이지만 써서 출판사에 투고했어요.
완벽하고 완전하지 않은 원고일지라도, 그 진흙밭에 숨겨진 작은 진주 하나를 발견해주신다면
가문의 영광으로 알 거예요.
필명으로도 글을 쓰지만, 작가로서 욕심은 본명으로 출간하는 책들도 좋은 책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거든요.
그래서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고, 제 목표는 올해가 가기 전에 또 다른 책을 쓸 수 있기를 바라요.
출간을 꿈꾸고 희망하는 수많은 예비 저자님들 힘내시라고요.
모두에게 출간은 꿈이고 판타지고, 행운이고 기쁨이잖아요
일생에 몇 번의 그만한 커다란, 판타스틱한 이벤트가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책이 좋고 투고 메일을 보내고 기다리는 지금 이 순간도 흥미진진합니다.
도전은 계속된다, 멈추면 아니 온만 못하다. 뭐어때요 잠시 부끄러울 뿐이에요. 조금 민망해도 괜찮아요. 순간의 부끄러움이 다음에 어떤 기회와 만남으로 이어질지 모르니까요.
누가 봐주지 않더라도, 미래의 독자를 그려보시면서 오늘 내가 쓸 수 있는 글을 계속해서 써나가시길, 우리 모두의 글쓰기를 응원합니다!
*투고와 짝사랑의 공통점 >>>
메일을 보내놓고 혼자 설렌다.
답장이 올까 말까 기다려지는것도 행복하다.
나의 이름이 그에게도 소중한 의미가 되기를 희망한다.
*투고와 짝사랑의 차이점 >>>
투고는 거절당해도 '다음'이 있지만, 짝사랑은 말도 못해보고 끝나기 쉽다.
투고는 쿨하게 안녕할 수 있지만, 짝사랑은 안녕할때 쓰라린다.
투고가 성공하면 책을 얻고, 짝사랑은 성공하면 책임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