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층 베란다 난간에 새 가족이 집을 지었다.
언젠가부터, 초봄부터인가... 아침마다 새소리가 평소와 달리 쉬지 않고 들리고 새가 분주하게 왔다 갔다 자주 보인다 싶더니... 어느 순간 집이 지어져 있었다
아파트에서는 환경미화 차원에서 보기 좋지 않으니 치워달라고 안내방송이 나왔다.
윗집 일이라... 어떻게 하실지 두고 보고 있긴 한데... 차마 저 집을 허물 수 있을까?
새들이 우리 집 베란다 난간에 집을 짓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나는 엄마 새, 아빠 새들이 열심히 날갯짓해서 오가는 그 시간들을 느꼈고, 조그만 부리로 나뭇가지들을 날랐을 모습이 떠올라지고, 저 둥지에서 새 가족이 지냈을 시간들이 떠올라서 차마 내 손으로는 허물수 없을 것 같다.
위층 가족들도 그래서인지... 안내 방송이 나온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베란다에는 새 둥지가 아직은 안전히 있는 중이다.
부디 오래오래 그냥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예전에 어느 책에선가 본 글이 있었는데... 태풍에 나무는 날아가도 새 둥지 날아가는 것은 못 봤다는 표현이 있었다.
그렇게 약하디 약하게 생긴, 고작 나뭇가지로 엉성하게 지은 듯 보이는 둥지이지만, 태풍 바람에 어쩌면 날아갈지언정, 켜켜이 쌓은 나뭇가지들이 날아가는 것은 못 본 것 같다.
작은 생명들이 그럴진대... 우리 가정의 견고함은 그에 비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이미 해체 직전이거나, 해체를 강렬히 원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내가 꾸린 가정이, 내가 꾸린 둥지가 한낱 새둥지만도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이다.
바람 앞에, 태풍 앞에 해체되지 않는 튼튼한 둥지를 짓고, 새들을 잘 품어 안을 수 있는 엄마새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 품 안에서 즐거이, 안전히 자라 갈 세 남매의 모습을 떠올려보며, 아무쪼록 위층 새 둥지를 오래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대해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