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홍보(패션), 여자, 3년차
Part 1. 패션브랜드의 광고/홍보 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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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지금 하는 일로 넘어와서 하는 일에는 만족해?
하는 일 자체에 대해서는 만족해.
하지만 물리적으로 힘든 것은 어쩔 수 없지. 몸이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고, 기가 센 사람들을 많이 만나니까. 나는 기가 센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는데, 일을 하다 보면 일부 연예인이나 스타일리스트같이 기가 센 사람들을 만나거든.
그리고 회사 내 같이 일하는 사람과 회사 밖에서 일하는 사람 사이를 조율하는 일도 힘든 것 같아. 연예인이나 스타일리스트나 아티스트나... 직관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일이 잦거든. 그런데 회사 내부적으로는 논리적인 사람들이 많아서 로지컬하게 설득을 해야 하고.
하긴.. 가서 “A씨가 느낌적으로 이게 맞는 거래요. 그래서 이거 해야할 것 같아요.” 할 수는 없으니까.
양측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잘 아우르면서 설득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 같아. 회사에서는 산업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한국 시장은 어떻고 내 인사이트는 어떤지, 그 안에서 회사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요 아이템들은 무엇인지 윗사람들보다 더 잘 알아야 해. 그래야 내가 그 사람들한테 확신을 줄 수 있으니까.
아티스트들쪽은 그들이 다루는 툴이나 트렌드를 잘 알아야 하는 것 같고. 다 알아야 그 사람들을 설득하면서 내가 할 말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거든.
예를 들어 어떤 이미지를 조금 밝게 해달라 할 때도 그냥 밝게가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어떤 툴을 이용해서 x수치만큼 낮춰달라, 높여달라 라고 혹은 빛이 감돌듯이 어느 부분을 어떤 툴을 이용해서 어떻게 해달라. 이렇게
내가 돈주니까 하라면 해! 라고 해봤자 안하거나, 해도 퀄리티가 안 나오거든. 특히 유명 아티스트들은 돈이 아쉬운 사람들이 아니고. 자기 포트폴리오가 될 것들이기 때문에 광고주라고 다 하라고 강요 하지 못하지.
아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거구나? 그러면 재직자로서 느끼기에 이 일의 장단점이 무엇인 거 같아?
장점은 확실히 일이 루틴하지 않아. 사람 움직이는 면도 있다 보니 생동감도 있고, 현장감도 있고. 아까 오빠가 말한 것처럼 VR에서 광고 시장이 정말 커질 거라 했잖아, 그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가 계속 유입되고, 남들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어. 그걸 응용하는 재미도 있고.
그리고 일 자체가 딱딱한 일이 아니야. 되게 몽글몽글해서.. 내가 움직이는 대로 일 자체가 많이 바뀌어.
본인이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거네. 또 없어?
내가 만든 작업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 자체가 중요한 러닝 모티베이션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이 일 자체가 재미있는 일이야. 일 자체가 사람들에게 해가 되는 일이 아니고,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우리가 하는 일 자체가 우리 제품을 긍정적으로 메이킹해주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즐거움을 염두에 두고 작업해야 하거든. 새롭고,재미있는 일을 모두의 즐거움을 고려해서 한다는게 좋은 것 같아.
단점은?
단점은 체력적으로 힘들고, 아까 말한 것처럼 기 센 사람들 사이에서 조율한다는 게 감정 소모가 많이 되는 부분도 있지. 그리고 일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 기사를 보는 것도, 드라마를 보는 것도,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도 일이고 해외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 많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24시간 내내 일하는 느낌이 있어
그리고 나는 (내가 솔직히 어린 편이기 때문에) 나보다 업계 사람들이 나이가 많은 편인데, 그들을 설득하는 게 조금은 어렵지. 내 말이 완전 맞는 것은 아니더라도 쟤는 경험이 적지만 쟤의 의견을 존중해주어야지 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경험 치부터가 다르니까.
그렇구나 장단점이 뚜렷하네. 그러면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야?
내가 만든 프로젝트가 대박 났을 때.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셀럽하고 화보를 하나 진행했어. 그런데 그 셀럽도 그 화보로 인해서 빵 떴고,아이템도 빵 떴고. 그러면 너무 재미있지.
그거 실제 케이스야? 그 셀럽 누구야?
A양. 오빠만 알아야해 ㅋㅋ
오 글쿠나. 이 일은 커리어 패스가 어떻게 돼?
음... 나처럼 기업에 바로 광고주로 들어오는 경우나,
에이전시나 광고 대행사에서 일을 많이 시작해. 거기서 어느 정도 커리어를 쌓고 스카우트 되어 광고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고.. 자기가 노력해서 이동하기도 하고.
광고주랑 에이전시는 서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거 같아.
그리고 보니까, 나중에는 자신의 에이전시를 세워서 나가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
너도 패션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다른 곳으로 갈 거야?
나는 사실 다른 인더스트리에서 광고/홍보를 해보고 싶어. 더 다양한 관점으로 광고 해보고 싶기도 하고, 산업 군 별로 다 특징이 있기 때문이지. 예를 들어 자동차와 패션은 타겟도, 제품도 다르잖아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만나는 플랫폼도 다르고.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면에서 옮기고 싶어.
패션에는 단점이 없어? 장점만 있는 곳은 거의 없잖아 (웃음)
어.. 물론 있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 내가 만들어야 할 컨텐츠가 많다 보니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기가 생각보다 힘들어. 오빠도 일해서 알겠지만 회사에서 주어진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은 아니잖아.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내가 느끼기에 패션이 좀 더 심한 것 같아.
드디어 마지막이네! 대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이라도 해줄게 있다면 말해줄 수 있어?
내가 중간에 말했잖아, 자기가 어떤 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면 먼저 생각을 하고 빨리 움직여야 하는 것 같아.
취준생이라고 자기를 규정하는 순간부터 움직이면 안되는 것 같아. 대학교에 입학해서 학문을 공부하는 순간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생각을 끊임 없이 해야 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분야는 자기가 직접 움직여서 체험 해봐야 하는 것 같아. 드라마에서는 한 직업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나오는 편이고, 화려한 면만 많이 보여주는 거니까.
그런데 실제로 일하다 보면 화려한 면보다 힘든 일이 많으니까… 인턴을 하고 이런 것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시기가 대학생 때잖아. 술 먹고, 친구 만나는 게 너무 너무 소중한 경험인데, 그 와중에 인턴을 하거나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만나기도 해보고, 실무 체험도 해보고.. 최대한 많이 움직여서 자기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생각해보고,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
가끔 어떤 가치를 위해 일을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때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남들에게도 좋을까?, 저 사람은 왜 그 가치를 위해 일을 하지?' 라는 말을 자문해본다. 그때마다 이런저런 결론을 쉽게 단정내리지만 나의 일에 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내 가치와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입밖으로 꺼내었을 때 그것이 사실이 되어버릴까 무섭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런 현실과 직면하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이라 추측한다) 그래서 그럴까 나는 쉽사리 현실과 직면하지 못한다.
이번 인터뷰에 현장의 이야기를 다 못실었지만 그런 부분에 관한 얘기가 꽤나 많이 나왔었다. 아무래도 금번 인터뷰가 브랜드라는 가치를 전달하는, 광고/홍보 업 (業)에 관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인터뷰이는 용기가 있었다. 그녀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명백히 알게 되었지만, 가치를 말하는 것에 관한 화두를 얻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 비록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런 배움을 전해준 그녀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Part 3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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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