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제품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내가 책임지지
https://brunch.co.kr/@upside/94
Part.2 우리 회사랑 잘 맞는 사람은 말이야~
https://brunch.co.kr/@upside/95
Q. 그랬구나..혹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줄 수 있을까?
A. 투자를 받으려고 할 때도, 투자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발표하고 나오지만, 그 전까지 이 투자를 받는게 맞나? 이게 투자자들에게도 독이 되지 않을까? 내가 투자 받기 위해 필요한 모든 스텝들을 제대로 밟을 수 있을까? 하는 별에 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 어떻게 보면 작아 보일 수도 있고, 이런 고민을 하는 내가 소심해 보일 수 도 있겠지만..이땐 정말 매 순간순간이 용기가 필요했지. 그런 용기를 계속적으로 유지하는게 너무 힘들었어.
특히 나는 팀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었잖아. 팀원들 앞에서 용기 없는 모습은 보여줄 수 없었지. 오히려 나는 그들의 용기를 북돋아 줘야 하는 입장이었고. 그래서 뒤로는 엄청나게 고민과 걱정을 하면서 앞으로는 사람들에게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일이 정말 스트레스가 심했지.
Q. 음, 어쩌면 리더십 면에서 한계를 느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네. 그런데 사실 대기업은 사원부터 시작하는 거고, 어찌 보면 오빠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리더십적인 측면을 배우거나 계발할 기회가 많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으로 간 이유가 뭐야? 리더십보다는 돈과 인맥적인 면을 먼저 쌓으려고 했던거야?
A. 내가 사업을 하면서 돈이 가장 문제였다고 이야기 했잖아.
그런데 그게 왜 문제였냐면, 내가 레퍼런스가 없었기 때문이야. 만약 내가 레퍼런스가 있었다면 내 레퍼런스로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을 거야. 레퍼런스가 없으니까 나는 돈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 했던거지.
Q. 아 돈을 더 주겠다 이런 식으로?
A. 응, 그렇지. 그 사람들이 날 뭘 믿고 사업에 동참하려 하겠어. 내 레퍼런스를 믿고 오거나, 돈을 보고 오는 거란 말야. 그래서 난 먼저 레퍼런스를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레퍼런스를 쌓으면서 나는 사업 구상을 같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지금 회사가 가장 적당했다고 생각해.
실제로도 우리 회사의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꿈꾸고 있고, 몇몇은 나가서 실제 사업을 하고 있기도 해.
Q. 음 그렇구나,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업을 해보길 꿈꾸는 사람들은 주로 대기업, 스타트업, 아니면 아예 창업 이 3가지 중에서 많이 고민하던데 이 중에서 대기업을 선택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뭐가 있을까? 아까 레퍼런스 이외에!
A. 음..글쎄, 레퍼런스 외에도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대기업이라면 그 시스템까지도 배울 수 있어 좋은 것 같아. 물론 거기에 좋은 사수까지 만나면 업무적인 면에서도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지.
Q. 그럼 오빠가 나중에 하고 싶은 사업은 어떤 거야? 간단하게라도 생각해 본 부분 있어?
A. 옛날에 사업이 잘 안 될 때, 내가 뭘 하고 싶은 지 다시 생각해 본 적이 있어. 그 때 내가 내린 결론은 사람들은 누구나 상상하고 또 누군가는 좋은 idea를 몇 개는 가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상상을 좀 더 잘하게 해주거나, 아니면 그런 상상을 실현 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서비스는 없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그런 쪽으로 사업을 계속 생각해 보고 있고, 그런 기업을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어.
이게 조금은 모호한 목표라고 볼 수도 있어,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모호하기 때문에 이걸 달성할 방법이 굉장히 많지. 그래서 그 여러가지 방법들을 놓고, 그 중에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과, 시장에서 제일 잘 먹힐 만한 것들을 종합해서 사업화해 보려고 생각 중이야.
Q. 그래? 단기적인 계획은 어때?
A. 음..그런 맥락에서 나는 MIT 미디어랩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더 공부해 볼까 생각 중이기도 해.
이 곳은 약간 융합 대학원 같은 곳인데, 스티브 잡스가 엄청 극찬을 했던 곳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융합 대학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했던 곳이야.
Q. 오 그렇구나, 거기서 어떤 공부를 해보고 싶은데?
A. 그 학교는 인문학과 기술을 융합시키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곳이란 말이야. 그 부분에서 나는 내가 생각하는 사업과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해.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들은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이뤄질 수 없지만 그들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상상한다고 생각하거든. 그런데 나는 인문학이라는 게 그렇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기술이라는 것은 앞으로 그것을 실현 시켜줄 수 있는 도구잖아. 그렇기 때문에 처음 미디어 랩에 대해 알게 됐을 때, 나한테 그런 점들이 키워드로 꽂히더라고.
Q. 그럼, 조금 더 단기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회사 내부에서는 커리어를 이렇게 가져가고 싶다, 하는 생각 해본 적은 없어?
A. 사실 지금 속해 있는 영업 조직은 내가 2순위로 희망하는 곳이었어ㅎㅎ 나는 전략 쪽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일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거든. 그래서 회사 내부에 마케팅 전략을 짜는 부서에 들어가서 일을 해보고 싶었지. 그 팀은 제품 별로 글로벌리 어떤 브랜드 혹은 마케팅 전략을 가지고 갈지 결정하는 일을 하는 곳이야. 업무도 업무지만 조금 더 자유롭고 젊은 분위기라는 점도 사실 마음에 들었고. 그리고 회사 내부에서도 그런 마케팅 전략에 많은 투자를 해야 우리의 좋은 제품을 더 잘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해서. 그래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런 쪽 일도 꼭 해보고 싶다.
그리고 그쪽 말고도 디지털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다루는 부서가 따로 있는데, 개인적으로 온라인이나 디지털 쪽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 그 부서에도 관심이 가.
Q. 아 그래? 어떤 관심?
A. 음, 나는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싶거든. 한 시장을 맡아서 그 시장을 면밀히 뜯어보고 분석해보고 싶어. 어떤 의사 결정을 내렸을 때, 나만의 인사이트를 통해 다른 사람은 생각해내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온라인 쪽은 오프라인 쪽 보다 데이터가 잘 축적 되어 있는 편이야. 그래서 그 부서에 가면 시장에 대한 데이터를 보고 분석하는 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더라고.
그리고 사실 그 부서에 가서 일을 배우고 싶은 것도 크지만,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던 게 더 커. 특히 리더가 정말 멋진 사람이거든.
Q. 아 그래? 어떤 분인데?
A. 대기업에서 볼 수 없는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야.
예를 들면, 일반 리더들은 부하직원들이 해온 일이 마음에 안 들었을 때, 'xx와봐, 이거 왜 이래? 이거 고쳐'라는 식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거든?
그런데 이 사람은 먼저 다가와. 그런데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야. 대신 전체 사업 프로세스에 대해 이야기 하지. 예를 들면 우리 사업이 A라는 방향성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네가 하는 일이 이렇게 중요하고 이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거야. 그러면 사실 듣는 사람이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본인이 잘못했다는 걸 깨닫고 고치려고 하거든. 그러면 그 방향으로 업무가 진행된단 말야? 나는 그게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어. 스스로 리더는 저렇게 이야기 해야 하는 구나, 하고 깨달음도 얻었고.
Q. 그렇구나.. 멋진 분이네. 그러면 오늘 인터뷰는 이 질문으로 마무리할게. 오빠도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한 명의 리더가 될 텐데, 본인이 꿈꾸는 또 되고 싶은 리더는 어떤 리더입니까?
A. 글쎄... 나는 아까 말했던 리더와 비슷한 리더가 되고 싶어. 나는 그런 리더를 '친구 같은'리더 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이게 사실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여튼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내가 맞고 너는 틀려, 라는 자세보다 내 의견과 너의 의견 모두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으니, 우리 한번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라고 말할 수 있는 리더가 되고 싶기 때문이야!
짝짝짝! 수고하셨습니다~
끝.
Disclaimer
Up(業)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