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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주 Jan 13. 2024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신지 않는 신발은 과감히 버리는, 현관 미니멀 라이프



예부터

대문은 풍수지리적으로

제일 중요한 곳이라 했다.


집 내부의 기운과 

외부 기운이 통하는 곳이라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으면 

나쁜 기운들이 나가고 

좋은 기운들이 들어오기 쉽다고,


늘 깔끔하게 유지해야 하는 곳.



요즘의 대문은 신발장이 있는 현관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대문과 같은 현관에 해바라기처럼 재물을 부르는 액자를 걸기도 한다.


행운이라는 의미가 있고 

더불어 노란색은 금전적으로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하니

해바라기 액자가 돈이 들어온다고

많이들 현관에 걸어두고 있다. 


생각해 보면

해바라기가 현관에 있으면 

밝아 보이기까지 하니

걸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당연히

우리 집 현관에도 걸려있다. 

^-^




재물복이 좋아진다는 의미가 있는지 몰랐을 때 직접 색칠키트를 사서 색칠한 해바라기 액자.


어디에 걸까 고민하다 

이사 온 집에서는 현관에 걸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장소에 걸어두었는데

확실히 밝은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 현관이 밝아 보인다.





해바라기 액자가 반겨주는 현관에

신는 신발만 꺼내놓고 사는

미니멀 라이프.



사실 깨끗한 현관을 유지하게 된 것은

좁은 신혼집 때문이었다.


14평 집만큼 좁았던 현관.


안 그래도 좁은데 

신발 몇 켤레만 꺼내져 있어도 

금방 입구가 가득 찼고 

이내 정신이 사나워

깨끗한 집도 더러워 보였다.



이대로 안 되겠다 싶어

신지 않는 신발은 다 버렸고,

자연스레 깨끗한 현관을

유지하게 되었다.




곤도 마리에가 진정으로 가르쳐주고자 하는 바는, '물건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맺는 대상이라는 것'이 아닐까. 물건을 보고 느끼고 버리고 간직하고 감사를 전하는 행위로부터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 혹은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물건과 신중하게 관계 맺는 법을 배운다. 이때 나와 물건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건에 대한 애정, 아끼는 마음이다.

'지구를 살리는 옷장'_ 박진영, 신하나





3인가족의 신발장.


맨 윗줄은 비워져 있고,

그 아래로

아직 남편이 버리지 못해 

보류해 둔 신발들이 있다.


혹시나 찾을까 싶어 

버리지 않은 남편의 낡은 신발들.


신발정리를 할 때마다

버리지 말라더니

3년 동안 한 번도 찾질 않았다.


그리고 

최근 보관이사를 하며 3개월간 

창고에 짐을 맡겼는데

비싸서 버리기 싫다던 남편의 신발들은 곰팡이가 펴서 돌아왔다.



곤도마리에는 책에서

"무엇에 설레고, 무엇에 설레지 않을까? 나라는 인간이 '무엇에 설레나'하는 질문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큰 실마리가 된다. " 라 했다.



신지 않는 신발들을 버릴 때

예전엔 그렇게 설레며 샀던 

높은 굽의 구두와 예쁜 단화들이 

더 이상 나에게 설레는 물건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아마 어린 시절과 달리

직장을 다니고 육아를 하고 

산책을 좋아하는 나라는 사람이

운동화와 굽 낮은 구두들에만 

설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버릴 물건이 아니라 

남길물건을 생각하고,

설레지 않는 물건은 버리는 것-



아마 그동안 버리지 못했던 남편의 신발들은 더 이상 남편에게 설레는 물건이 아닐 거다.




신발장 오른쪽 공간을 보면

여러 가지 공구들과 

아이의 모래놀이 장난감 같은 것들이 들어있다.


예전엔 가구는 늘 완제품으로 샀고

수리할 일이 생기면 

기사님들을 찾아다녔는데

이제 웬만한 가구조립은 직접 하고,

고장 난 가구의 수리도 우리가 하다 보니

공구가 필요해져 작년에 구매했다.



그러고 보면,

생각보다 신발장에

이것저것 야무지게 넣고

사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현관문에는 우산꽂이와 우리의 수첩들이 달려져 있다.


우산꽂이는 작년 여름부터

5달 정도 고민하다가

얼마 전에 구매했다.


미니멀라이프를 하며

물건들을 버리게 되는 경험이 생긴 때부터


뭔가를 사기 전에 저걸 잘 쓸까?

얼마 쓰지도 않고 이내 버리게 되지 않을까? 싶어 

물건을 들일 때마다 한참을 고민하는 습관이 생겼다.


우산꽂이도 그래서 반년이나 고민했는데, 결국 필요하다 생각해서 이번에 하나 샀다.





우린 신발을 포함한

모든 물건을 너무 많이 갖고 있다.


너무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살려하지 말고,

설레는 것만 남기자.


나라는 사람이

무엇에 설레는지를 안다면


물건을 들일 때도

버릴 때도

그리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



내가 설레는 것들을 아는 것,

미니멀 라이프는 별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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