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평 집에 6인용 테이블.
정답 없는 미니멀 라이프.
침대를 버린 자리를 채우기 위해 구매한 매트 2개,
오래된 이불을 버리고 산 새로운 이불 2 세트,
없어진 붙박이장 대신 산 행거 1개,
그리고 TV거치대.
이사를 오며 구매한 것들이다.
나머지 가구나 가전은 모두 이전에 쓰던 것들을 가지고 왔다.
애초에 가전은 구매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것들이고,
가구도 침대를 제외하고는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사를 했다고 하니 주변에서들
그래도 이사 갔는데,
이사 간 집에 맞춰서 새로 사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말을 많이들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냥 웃는 게 다였다.
이사 간 집에 맞춰서 사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러게요-라는 말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을 한다.
만약 10년 된 가구나 가전을 들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오래됐다는 핑계로
새로 사려고 했을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전가구 중에서는
그리 오래된 것들이 없었고,
이전 집에서 가전과 가구를 살 때부터
정말 사고 싶은 것들로만 추려서 샀기 때문에
버리고 싶은 게 정말로 없었다.
특히 우리 집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6인용 테이블은
25평 집에 너무 크지 않나라는
소리를 귀가 떨어질 정도로 많이 들었지만
버리지 않고 가지고 왔다.
이 테이블이 없다면
아마 더 넓은 공간이 생겼을 수도 있지만
우리 가족에게 넓은 테이블은 너무도 필요한 물건이다.
하루 삼시 세 끼 중
보통 저녁만 같이 먹는 우리 가족의
넓은 식탁이 되어주기도 하고,
가계부를 쓰거나 책을 읽을 때
나의 책상이 되어주기도 하고,
다른 취미를 가진 우리 가족 셋이
도란도란 시간을 보낼 때도
테이블에 모여 앉아
얼굴 보는 시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잘은 모르지만, 나름 수십 권의 미니멀라이프 책을 읽어 본 나의 생각으로 미니멀한 삶은 단순한 거다. 내가 필요하다 생각하는 걸 소유하고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 굳이 사지 않는 것.
기준은 '나'다.
누가 뭐라 해도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물건이라면
소중하게 소유하면 된다.
오래오래 아껴 쓰면서
물건을 샀을 때 느꼈던 설렘을
오래오래 간직하는 것.
어쩌다 미니멀 라이프도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된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각자만의 방식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비울 수 있는 공간은 비우고,
빈 곳에 필요한 것들로
채워 넣을 수 있는,
나만의 미니멀 라이프를 살아가는 것.
정답을 찾지 말아요-
내가 만족하는 게 곧 정답이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