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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벌 마케팅 이재홍 Nov 29. 2020

성공을 부르는 불안 관리법

창업자는 외롭고 항상 불안한 존재

최근 2주 동안 10권이 넘는 책을 주문한 나 자신을 발견했다. 11월 29일 일요일 오후 7시. 나는 불안해하고 있다. 아니,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책들은 모두 내 사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용서였다. 책을 많이 읽어도 2주에 4권 정도인데, 10권을 샀다는 것은 충동구매 했다는 것이다. 문득 깨달았다. 내가 무언가에 쫓기듯 생산적인 일을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불안하면 이런 증세를 보인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 같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내 사업이 잘 될까? 돈을 많이 벌까? 절대 그렇지 않다.

사람은 불안할 때 가장 쉽게 해소할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 그것은 책을 구매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생산적인 활동을 한다는 만족감이 일시적으로 들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불안을 해결하지 못한다.

불안을 해소법 5단계

나는 5가지 단계를 거쳐 불안을 통제한다. 이 과정을 빨리 시작할수록 우리는 낭비를 줄일 수 있고 더 생산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첫째, 알아차리기

먼저 내가 불안하다는 점을 알아차려야 한다. 첫 시작부터 쉽지 않다. 평소 자신의 행동 패턴, 무의식, 나의 심리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면 불안을 알아차리기도 힘들다. 이럴 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빠르다. 훈련으로 내 상태를 알아차리는 실력을 늘릴 수 있다. 혼자 훈련하는 방법으로는, 일명 '알아차리기 명상'이 있다.

명상을 하면서 내 호흡에 집중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잡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그럼 그걸 알아차리는 것이다. 잡생각을 억누르려고 할 필요 없다. 그냥 제3자가 된 것처럼, "아~ 잡생각이 떠오르는구나" 한 다음 다시 호흡에 집중하자. 이 명상을 매일 5분씩만 해보자. 무의식적으로 올라오는 나의 감정과 생각을 의식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진정하기

내 불안을 알아차렸다면, 이제 내 마음을 진정시켜야 한다. 어려운 말로 하면 신경성을 낮춘다고 할 수 있다. 불안감이 든다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교감신경 활성화라 함은, 사람이 예상할 수 없는 위험에 빠르게 반응하기 위해 경계태세에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 상태에 오래 있으면 사람은 피곤해진다. Fight or Flight 모드라고도 한다. 원시시대에 인간이 무서운 동물을 마주쳐서 맞서 싸우거나 도망가기 직전의 상태라는 뜻이다. 우리 주변에 호랑이나 사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이런 상태에 빠져있을 필요가 있을까?

이 반대의 상태를, 부교감 신경 활성 혹은 안전모드라고 부른다. 안전모드에선 우리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전략을 짤 수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맹수가 내 눈앞에 있는데 당장 내 목숨을 건질 생각만 하지, 앞으로의 건설적인 미래에 대해 고민할 여유는 없을 것이다.

안전모드에 들어가기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적이고 깊은 호흡이라고 생각한다. 복식호흡을 하며 내 몸을 느껴보면 빠르게 긴장이 풀리는 걸 알 수 있다. 축구 선수들이 프리킥을 차기 전에 크게 한번 숨을 내뱉는 것이 긴장을 풀기 위해서 이다. 이렇듯 호흡을 통해 우리의 감정을 진정시킬 수 있다.

또한, 운동을 하면 아주 효과적이다. 격한 운동일 필요 없다. 걷기만 해도 충분하다. 움직임을 통해서 우리의 신경성을 매우 낮출 수 있다. 운동은 그 어떤 우울증 약 보다 더 강력하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많이 발표되었다. 그래서 나는 스트레스가 극에 치달으면 살기 위해서 산책을 한다. 그 후에 차분해진 상태에서 냉철하게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린다.

또 내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감정 명명하기'이다. 쉽게 말하면 일기를 쓰거나, 내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말해보라는 것이다. 내 감정에 대해 말하는 것만으로도 완화가 되는 효과가 있다. 이 효과는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순전히 나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 평정심을 되찾았다.

셋째, 불안 원인 찾기

이제 안전모드에 들어왔으니 내가 왜 불안한지 잘 생각해보자.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한 번의 질문으로 답을 내려고 하지 말자. 나는 이때 5-why기법을 사용한다.

Q1: 나는 왜 갑자기 온라인 강의를 뒤적거리고 책을 충동구매하는가?

A1: 내가 불안해서 그렇다

Q2: 왜 불안할까?

A2: 내년에 돈을 충분히 벌 수 있을지 걱정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Q3: 왜 돈을 못 벌까 봐 걱정인데?

A3: 현재의 수입원이 있지만 아직 100% 확신할 수 없는 상태이라서. 그리고 플랜 B로 유통업을 준비만 하고 있고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기 때문에.

Q4: 그럼 왜 유통업 시작을 안 하는데?

A4: 그동안 너무 달려와서 좀 지쳐있는 상태이긴 하다. 그리고 당장 처리해야 할 서류 업무가 너무 많다. 그렇다고 직원을 뽑을 여유는 없는 상황이다.

예시에선 질문을 4번만 해보았다. 왜 불안한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계속 말꼬리 잡듯 질문을 이어가 보니 어느 정도 원인이 나온 것 같다. 단순히 돈을 못 벌어서 불안한 게 아니고, 돈을 벌고 싶은데 심신이 너무 지쳐있고, 서류 업무 부담 때문에 불안감을 더 가중되어 있는 상태라고 나 스스로 진단을 내렸다.

넷째, 단기적 해결책과 장기적 해결책 구분하기

이런 상황을 나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단기적 해결책이 있고, 장기적 해결책이 있다. 대게 단기적 해결책은 그저 불안감을 잠시 덮어두는 것에서 끝난다. 그러나 장기적 해결책은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고 내 인생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바꿔준다.

나는 책을 충동구매하는 것으로 단기적인 해결책에 매몰되어 있었다. 심지어 나 스스로 "나는 잘하고 있어 책을 많이 읽으니까 좋은 거잖어"라며 합리화를 열심히 했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런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일단 빨리 번아웃에서 벗어나고 에너지를 되찾아야 한다. 그래서 오히려 일을 줄이고 수면 시간을 늘려야 된다. 그리고 서류 업무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할지, 왜 이렇게 질질 끌게 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다섯째, 실천 가능한 해결책 찾기

장기적 해결책을 어떻게 실천할지 계획을 짜 보자. 일단 나는 에너지를 되찾는 것이 시급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내가 예전에 한창 에너지가 넘칠 때는 윔호프 호흡법과 모닝 요가, 찬물 샤워 등 다양한 신체활동을 했다. 그러나 요즘엔 이 중 어느 것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것들을 다시 모닝 루틴에 넣기로 결정했다. 루틴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기록'이 필요하다. 기록은 다양한 형태가 있다. 루틴을 지킨 날은 달력에 O표시를, 지키지 못한 날에는 X 표시를 하면 달력을 O으로 채우고 싶은 욕구가 들어서라도 지키게 된다.

이제 나는 불안감도 없앴고, 곧 에너지 레벨도 다시 끌어올릴 것 같다. 그럼 돈을 벌 차례이다. 지금부터는 단기적인 해결책에 집중해도 좋다. 나의 경우, 기획 중인 커피 브랜드 론칭을 조금 미루고 도매사이트에서 빠르게 소싱해서 유통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아주 조금의 매출이라도 나면 나의 심리적 안정감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기적 관점에서 선행 작업을 해 놓으면 오히려 단기적 방법들을 더 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