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방인의 기록 21
푸옌진으로 가는 작은 봉고차 버스는 승객 7명이 다 차야 떠난다. 규정된 출발 시간은 없다. 첫 차를 붙잡고 싶은 마음에 아침 여덟 시에 정류장에 도착했다. 기다리는 사람 세 명뿐이라 전날 이경이 추천해준 찹쌀밥을 찾기로 했다. 이경은 쿤밍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매번 고향 멍리엔에 돌아올 때마다 그리워 이것을 찾는다. 알고 보니 그것은 정류장 맞은편 골목 입구에 서 있는 작은 수레에서 한 아주머니가 파는 것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찹쌀밥을 비닐봉지에 담는다. 그 위에 맵게 조리한 고기를 얹는다. 여기 사람들은 매운 걸 참 좋아한다. 정류장에 돌아와 보니 아직도 승객이 부족한 듯하다. 여덟 시 사십 분이 되어서야 우리는 드디어 출발했다. 포장길을 지나 얼마 되지 않아 비포장길에 들어섰다. 엉덩이가 들썩들썩 인다. 차는 계속 우당탕거리며 오르막 산길을 영차 오른다. 끝이 없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그렇게 한 시간을 가다 보니 푸옌 진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북적북적한 시장, 가게, 정류장, 길가, 오토바이, 사람들이 한데 섞여있다. 멍리엔으로 돌아가는 버스도 언제 떠날지 모른다. 매표원도 확실한 답을 꺼린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시간표를 짰을까? 운이 좋으면 타는 거다. 여기서 이 곳의 방식대로 살다 보면 ‘감’이라는 게 생길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