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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rbandaddy Feb 08. 2019

더위를 피해 찾은 도시, 후아힌(Hua-Hin) 두번째

바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한적한 곳에서 여유를 느끼고 싶은 분, 삶의 굵직한 의사 결정을 위한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신 분에게 후아힌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도시가 풍기는 한적함에 있다. 방콕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이기도 하나, 우리가 방문했던 지난 8월은 특히나 관광객이 적어 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꼈을 수 있다. 도시 자체가 볼거리가 많은 경우엔 대개 도시의 매력을 탐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이런 도시는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찾는 데는 제격일 수 있으나,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데 시간을 투자하는데 제약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후아힌의 단순함은 나의 내면을 살피고 교감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제공한다.


이 한적함은 또한 아이와 동반한 휴양형 여행에 적합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복잡한 활동과 동선을 최소화하면서도 아이의 즐길거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이 역시 이동 간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새로운 자극 보단 동일 스폿에 반복적으로 방문하며 익숙해지도록 하는 여행엔 제격이다.


아무런 사전 조사 없이 방문해서, 모든 것은 즉흥적으로 정했다. 아이가 놀고 싶은 만큼 시간을 소비하도록 하며 다른 자극이 필요할 때쯤 다른 놀거리를 찾는 식이었다. 이 때문인지 이번 여행에 우리에겐 시간적 제약은 없었다. 무엇을 꼭 봐야겠다는 심리적 책임감도 없었다. 어둑해지면 잠을 자고, 동이 터서 눈을 뜰 때 일어나는 삶이었다. 사실 이러한 방향성 때문에 후아힌이 가진 매력을 깊이 탐구하지 못했기도 할 것이다.

무엇보다 숙소 선정이 후아힌 여행의 콘셉트를 결정하는 것 같았다. 우리가 묵었던 AV**I 리조트는 시내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고, 그에 따라 리조트 내 시설들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었다. 만약 시내의 활동을 더욱 고려한다면, 시내에 위치한 다른 숙소도 좋은 옵션이 되겠다.


우리가 묵었던 리조트의 강점은 수영장이었다. 가장 중앙에 수영장을 배치하여 길게 늘어뜨리고 숙소동이 그것을 둘러싸는 형태로 구성한 것을 보면 리조트 측 역시 수영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숙소와 수영장의 진입 동선이 짧아, 언제든지 수영장을 이용하고 방으로 들어올 수 있었으며, 직선으로 길게 뻗은 구조 상 아이에게 조금 더 안전거리를 확보해 줄 수 있었다.

투숙객이 많지 않아 수영장 이용도 한산했다

수영장 한편엔 경사로로 진입로를 구성하여 아이가 자신의 신장에 맞는 물 높이에서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게다가 사진의 왼쪽 부분과 같이 수영장의 단차를 주어 아이의 종아리 정도까지만 찰랑 거리는 얕은 물에서 놀이할 수 있는 옵션도 좋았다. 물속에서 놀다가 지칠 때면 바로 옆의 썬베드에 앉을 수도 있는 구조도 장시간 아이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데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해질 때까지 계속 수영장에서

숙소 타입은 일반 디럭스 룸부터 전용 풀빌라가 딸린 객실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우리는 수영장을 바로 이용 가능한 객실을 예약했는데 통유리 창문을 열면 바로 수영장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되는 구조로 언제든 들락날락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다만 이러한 접근성 때문에 유아, 소아를 동반한 가족은 아이의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오히려 반대편인 1층 가든 뷰 룸이 안전성 측면에서 더 매력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메인 수영장 바로 옆에는 키즈클럽과 유아풀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분수와 안전하다고 느낄 정도의 물높이인 풀이 있으니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준다. 유아풀에서 놀다가 바로 옆 통유리로 되어있는 키즈클럽의 내부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연스레 키즈클럽으로 옮겨가는 형국이 펼쳐진다. 다만 물에 젖은 수영복을 입은 채로 키즈클럽에 들어가서 활동하기엔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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