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일기] 실패의 소식들

김종관, 《골목 바이 골목》

by 구선아

“매일 하나 이상의 시도와 실패가 있다. 내 안에서의 시도와, 실패 혹은 선택되지 않았거나 거절당했거나 떨어졌다는 외부에서 오는 실패의 소식들을 듣는다.”

- 김종관, 《골목 바이 골목》


어느 유명 방송인이 말했다.

“제가 박보검과 사귈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0%요.”

“그렇죠. 0%죠. 하지만 제가 고백하면 그 확률은 50%가 됩니다. 차이거나, 사귀거나.”


시도와 실패. 반대말 같지만 연계어인 말.

어릴 적부터 자존심이 셌던 나는 지는 일이 싫어 실패하지 않을 일을 선택했다. 조금 커서는 거절당하는 일이 싫어 좀처럼 부탁을 하는 일이 없었다. 내 안에서의 시도와 실패보다 외부에서 보이는 시도와 외부에서 오는 실패가 크게 작용했던 탓이다. 하지만 문은 두드려야만 열린다는 걸 알고 난 후, 나는 오래 고민하고 생각하기 전에 먼저 움직이기로 했다. 거절당하더라도 실패하더라도 일단 움직여 본다.


입학과 입사, 결혼과 퇴사, 창업 등 삶의 굵직한 선택을 내일 아침 입을 옷을 고르듯 쉽게 한 것처럼 보이는 나였기에 누군가는 “우주가 너를 중심으로 움직이나봐.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하잖아.”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그 안에 수많은 시도와 선택 그리고 실패가 있었다. 그리고 사실 내일 무엇을 입을지 고르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나서기 직전까지 고민을 하고 바꿔 입기도 하니까.


더군다나 요즘은 글을 쓰며 점점 내 안의 시도와 선택이 중요함을 더욱 생각한다.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하는 아주 작은 것에 대한 중대함. ‘나’와 ‘나는’의 다름, ‘하지만’과 ‘그러나’의 다름, ‘그’와 ‘당신’의 다름, ‘콤마’와 ‘마침표’의 다름. 그 다름의 중대함은 다른 사람과 나에겐 얼마 만큼일지.


아직도 나는 매일 시도를 하고 선택을 한다. 때문에 실패의 소식도 매일 듣는다. 반복되는 실패에도 반복하여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이유는 실패의 소식에 담담해져서가 아니라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힘이 조금은 나에게 생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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