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그림 나쁜 그림

군산

by 정지현

‘그림’의 어원은 ‘그리움’이다.

글, 그림, 그리움이 모두 ‘긁다’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글씨를 긁으면 글이 되고, 모양을 긁으면 그림이 되고

마음속에 어떤 생각을 긁으면 그리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마음을 담아서 그린 그림은 참 묘하게

잘 그린대로, 또 서툰 대로 나름의 정서와 분위기가 있다.

가장 나쁜 그림의 예는 달력 그림처럼 아무 느낌 없는 그림이다.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의 순수함은

고도의 테크닉으로도 모방할 수 없다.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친구가 그림 여러 점을 샀다.

원장실 벽면이 내 작품 전시장 같아 민망할 정도다.

그녀는 그중에 내 눈에는 제일 어설픈 <군산>을 가장 좋아한다.

힘 빼고 부르는 노래가 좋듯 욕심 버리고 그린 그림이 좋은 것이다.

그림이란 것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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