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rban Syntax May 20. 2022

IFC 인수전

입찰 전략과 향후 전략

4조 1,000억원.

'메가 딜' 여의도 IFC 인수전이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아직 딜 클로징이 되지는 않았지만 미래에셋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며 사실상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긴 여정의 끝이 보입니다. 이번 인수전을 통해 YBD의 트로피 에셋을 거머쥔 미래에셋은 국내 최고의 운용사로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지게 됐습니다. 또한 지난 2016년 2조 5,500억원에 IFC를 인수했던 브룩필드자산운용은 6년만에 1조 5,500억원에 달하는 capital gain을 계상할 예정입니다.



전략

총 3번에 걸친 입찰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이지스 자산운용과 미래에셋 자산운용은 각기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지스 자산운용은 신세계 프라퍼티와 컨소시엄을 결성해 향후 자산 운영에 강점을 둔 전략을 세웠습니다. 콘래드 호텔의 브랜드 변경이 가능하다는 조항에 따라 신세계 프라퍼티 입장에서도 자사 호텔과 스타필드 등 향후 사업성을 고려해 전략적 투자자(SI: Strategic Investor)로 참여한 것입니다. 미래에셋도 당초 한화 갤러리아와 손잡고 나설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적으로 한화가 불참의사를 밝혔습니다.

미래에셋은 금융그룹으로서의 강점을 앞세워 1,500억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 납부를 확약했습니다. 몰취 조항이 포함된 하드 디파짓(hard deposit)은 딜 클로징이 여의치 않으면 그대로 잃을 가능성이 큰 자금입니다. 그만큼 미래에셋은 강한 인수 의지를 내비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래에셋 증권은 2조원에 달하는 투자확약서(LOC: Letter Of Commitment)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전달하며 큰 힘을 실어줬습니다. 최종적으로 매각 금액은 4조 1,000억원으로 알려졌으나 당초 미래에셋은 4조 4,000억원을 제시했던 만큼 미래에셋의 자금 조달 능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 2차 입찰에서는 마스턴 투자운용, 코람코 자산운용, 싱가포르계 ARA자산운용 등이 선정되었으며 코람코 자산운용은 브룩필드와 같은 캐나다계 자문사인 에비슨영 코리아에 매입 자문을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이스트딜 시큐어드?

IFC 인수전의 매각 주관사인 이스트딜 시큐어드(Eastdil Secured)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CBRE, JLL 등이 아닌 생소한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스트딜시큐어드는 지난 2016년 브룩필드가 인수할 때도 매각 주관사로 참여했었지만 아직까지 한국에 들어와있지 않습니다.

이스트딜 시큐어드는 미국의 IB 웰스파고(Wells Fargo)의 상업용 부동산 자문 계열사입니다. 이들 조직은 덩치가 크지 않지만 초대형 딜에 특화되어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물류 부동산 거래에 강점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일하는 방식은 딜 하나에 전세계에 포진한 직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IFC 인수전에 있어서는 평가가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1조 5,500억원에 달하는 매각 차익 딜을 성사시켰고 대형 부동산 운용사들을 입찰에 끌어오면서 흥행했습니다. 다만, TM과 IM을 모두 영어로만 제공하는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끌어오려 했던 것으로 보이나 해외 운용사는 ARA자산운용을 제외하고는 전무했으며 국민연금과 같은 기금/기관투자자는 끝까지 협상테이블로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이 또한 마케팅의 일환일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점은 이스트딜 시큐어드는 이번에도 IFC 매각 딜클로징을 목전에 두게 되면서 또 한 번 실력을 증명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미래에셋에 남은 과제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투자자 모집, 그리고 또 하나는 운영 전략입니다.


미래에셋은 사모펀드로 자금을 조달하고 향후 리츠로 전환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 이슈로 인해 이 또한 만만치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막판에 매각금액이 조정을 거친 이유도, IFC에 관심을 가지던 해외 투자자들이 참여하지 않은 이유도 모두 높은 금액과 높은 금리, 그로 인한 자본 조달 난이도 상승입니다.

따라서 미래에셋은 전체 거래 금액 중 절반 이상을 에쿼티로 조달할 것이며 다시 이 중 50% 이상을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자본을 유치해야 합니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공모 예외 적용을 받기 위해 주요 연기금들이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에셋은 자산운용, 캐피탈, 증권 등 계열사들의 자금을 총동원할 예정입니다. 싱가포르투자청(GIC: Government of Singapore Investment Corporation)은 오래 전부터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SFC와 GFC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연기금은 아직까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피스 3개 동과 리테일, 호텔을 운영할 파트너 구성도 관건입니다. IFC 오피스의 경우 자체 PM 조직으로 운영 중인데, 지난 2016년 브룩필드 인수 당시 75%이던 공실률이 현재 0에 가까운 공실률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해당 인력을 그대로 흡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리테일 또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여의도 리테일은 시장에서의 큰 관심사가 아니었지만, IFC몰을 시작으로 물꼬를 트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더현대서울'이 흥행에 크게 성공했습니다. IFC몰 또한 현재 자체 조직으로 운영 중이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현대백화점을 의식해 국내 유통 대기업과의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미국의 쇼핑몰 개발사인 터브먼(Taubman)이 선정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터브먼은 AIG가 IFC를 소유하던 시절 IFC의 리테일을 운영하기도 했고, 신세계 스타필드의 벤치마킹 대상인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호텔의 경우 현대차그룹의 해비치호텔 운영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영업은 기존 콘래드가 계속 영위하면서 운영과 영업을 분리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향후 GBC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미리 습득할 사업장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신한금융투자 사옥 매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