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르는 소리에 마음을 열어봐요.
매일 적어도 한 번 이상 듣게 되는 단어가 있어요. 듣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레 듣게 되는 단어. 코로나 19이지요. 둔감해질 때도 되었지만 우리의 귀는 예민하게 반응해요. 혹시라도 나와 사랑하는 가족 근처에 그 녀석이 왔을까 봐 빨간 문자를 주의 깊게 읽어봅니다.
4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이렇게 일상을 뒤흔들 만큼 위기가 있었나 싶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시간은 언제나 위기와 불안 속에 흘러왔는데 말이죠.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늘 근심과 걱정을 안고 일상을 살아왔어요. 이럴 때 당신은 어디에서 쉼과 위로를 얻고 있나요?
저는 "시"를 통해 내면의 평온을 찾곤 해요. 시에 대해 전혀 몰랐던 때에도 학창 시절 좋아하는 시 한두 편은 외우고 있었죠. 사실 시는 꼭꼭 숨어있었던 내면의 나에게 질문을 던져요. 표현하지 못해서 끙끙거리던 단어들을 쏟아내어 하나하나 감정과 대입시키죠. 질문에 답하지 못하더라도 "시"는 아주 부드럽게 나를 어루만져요. 그래서 힘들 땐 "시"를 더 찾게 되는지도 몰라요.
육체적, 감정적으로 매우 지친 어느 날이 있었죠. 아무도 없는 방 침대에 풀썩 주저앉았어요. 정말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위로가 되지 못했던 밤이었죠.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눈길을 잡아끈 건 한 권의 시집이었답니다. 쇳덩이처럼 무거운 몇 발걸음을 떼어 시집 속 접어놓은 시 한 편을 읽었어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또르르 눈물 한 방울이 손등으로 떨어졌어요. 깊은 슬픔을 "시"가 건드린 거예요. 읽는데 체 1분도 되지 않을 그 짧은 시를 읽고 또 읽었어요. 그리고 생각했죠. 왜 사람들이 힘들 때 "시"를 찾는지를요. 그것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주문이었어요. 생각과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그런 주문이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마음만 먹으면 "시"말고도 우리에겐 읽을거리가 넘쳐난다고요. 하지만 우리는 구분해야만 해요. 거짓과 진실이 뒤섞인 홍수 속에서 무엇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말이죠. "시"는 홍수 속에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아요. 오히려 평온하게 하는 힘이 있지요.
우리는 지금 무척 지친 체 긴 터널을 지나고 있어요. 끝이 보이지 않겠지만 "시"가 우리의 손을 이끄네요. 힘을 내라고 말이죠. 이제 시 한 편을 당신과 나누고 싶어요. "시"야말로 당신과 나에게 따뜻한 온기가 되어줄 테니까요.
- 시 필사 18기 모집
- 4주 동안 모임 진행
- 운영자가 (라떼파파님) 밤 9시, 한 편의 시 선정 및 채팅방에 공유
- 시를 읽고 마음을 건드린 한 줄을 골라 필사
- 필사한 시는 오픈 채팅방과 SNS(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게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