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웃던 날

어느 새 감춰두기에는 커져버린 마음 안에서

by 순대조앙


“아직 나에게만 의미 있는 우리 이야기”



울창하고 가지런한 가로수들이 빼곡한 아래

나뭇잎 틈새로 들어오는 햇살이

마치 핀조명처럼 너를 비췄다


순간이 느려지다 시간이 멈췄다

사진처럼 고정된 네가 내 안에 박혔다

내 시선을 들킬까 봐 얼른 고개를 돌렸다


시작이 언제냐 묻는다면 모를 만큼

너는 서서히 나에게 들어왔다


늘 아침에 사가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늘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태우던 담배,

늘 풍기는 희미한 섬유유연제 향-


수많은 사람 중에,

비슷한 나이로,

같은 공간을 함께 지나가는 네가

운명처럼 느껴지는 내가

아직 너무 앞선 마음이겠지.


애써 우연으로 바꿔 마음을 다잡고

오늘도 널 따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면서

조용히 마음속 네 사진을 들여다본다


오늘은 네가 내 안에서 살짝 웃는다.




오늘도 나는,

마음을 글로 바꾸며 놓아주는 연습을 한다.

그렇게 나에게 다정해지기로 한다.

이전 02화너의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