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지 않는 말은 결국 나를 닮았다

오래도록 불편하게 남은 한 마디

by 순대조앙


“지워지지 않는 말은 결국,

내가 애써 숨기려 했던 진심이었다.”




시간은 대부분의 기억을

마치 연무 낀 도시처럼

뿌연 젖빛으로 희미하게 만든다.


그런데, 자려고 누웠을 때.

TV를 보다가, 일을 하다가도—

문득문득 더 선명해지는 기억이 있다.

이상하리만치, 나를 오래 따라오는 말.


처음 들었을 땐 당혹스러웠다.

아니—부끄러웠던 것도 같고.

아니지, 화가 났었나?


근데 왜?

그 말이 뭐라고.

하, 참. 니가 뭘 안다고.

…어라, 나 왜 억울해하지?




정곡이니까.

나는 그런 말 들을 만한 사람이었는데,

아닌 척, 그럴싸한 말들로만 나를 포장했으니까.


너를 위한 말인 척—

사실은 나를 위한 말이었으니까.

그게, 들켰으니까.


이 말이 이토록 오래 남아

불쾌하게, 불편하게,

집요하리만큼 나를 따라올 줄 몰랐다.


집착과도 닮은 되새김 속에서

그 날, 전하지 못한 사과를

마음속 깊은 곳에 조용히 욱여넣는다.


오늘의 나는,

외면했던 진심과 화해하며

나를 다독인다.


내일의 나는,

되새긴 시간만큼 더 단단해진 연민으로

감춰온 솔직함을 꺼낼 수 있기를.





오늘도 나는,

마음을 글로 바꾸며 놓아주는 연습을 한다.

그렇게 나에게 다정해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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