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들이 외국 남자들보다 출산 트라우마를 더 겪는 이유?
출산 트라우마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출산 트라우마는 아기를 낳은 산모가 아닌, 출산 장면을 지켜본 남편에게 생기는 트라우마입니다.
이상한 일이죠. 고통과 고생은 아내가 전부 겪는데 왜 남편이 트라우마를 겪을까요? 특히 대한민국 남자들은 외국 남자들에 비해 출산 장면을 지켜본 후 트라우마가 생기는 비율이 높다고 합니다.
도대체 한국 남자들은 뭐가 잘못된 걸까요?
*이 글은 한국 남자들을 비하하는 글이 아닙니다.
외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성교육 시간에 출산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주어, 미리 출산 장면의 동물적인 생생함에 대해 어느 정도 면역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성교육 시간에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받을까 봐 그런 장면을 일부러 보여주지 않습니다. 무섭게 벌어지는 여성의 생식기, 피와 함께 쏟아지는 양수, 도저히 아기라고 생각되지 않는 시퍼런 생명체… 물론 생전 처음 보는 그런 모습에 아이들이 놀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모습들을 감추는 게 좋은 방법일까요?
물론 생명의 탄생 순간이 항상 아름답고 성스럽게만 그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을 감추는 것이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출산 장면을 처음 접했을 때 큰 충격과 트라우마를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출산의 현실을 제대로 알려주고, 그것이 결코 끔찍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이 마음을 단단히 가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올바른 성교육입니다.
현재 한국의 성교육은 남자아이들에게 여자와 성, 섹스를 환상 속의 아름다운 것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마치 깊은 산 속 옹달샘에서 목욕하는 선녀의 이미지처럼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여자’니까 아래로 피와 물을 쏟으며 생명을 낳는 모습은 ‘여자’가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함께 성교육을 받은 여자아이들은 나중에 임신을 하게 되면 자신의 몸이 갑작스럽게 변하는 것에 놀라게 됩니다. 자신이 더 이상 여자가 아니게 된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 사회가 감추었던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게 된 것이 트라우마를 만드는게 아닐까요?
외국 대형 커뮤니티 Reddit에 올라온 글이 있었습니다. “아내의 출산 장면을 지켜본 후 아내를 대하는 점에 있어 달라진 것이 있느냐?”는 질문이었죠. 글의 요지는 ‘아내가 더 이상 여성적으로 느껴지지 않거나 섹시하지 않느냐’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외국 남편들은 그런 맥락으로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에 대해 남자들은 “많은 것이 변했다. 내 아내 정말 대단하다. 존경스럽다”고 답했습니다.
가장 여성적인 일인 출산을 지켜보고 여성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요?
이 글이 동아시아 남자, 특히 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글이라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부터 먼저 한국 남자이고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운 말과 행동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합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우리 모두가 피해자라는 것입니다. 출산 과정에서 남편 없이 홀로 소외되는 한국 여자들도 피해자고, 자식과 아내의 첫 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한국 남자들도 피해자입니다. 잘못된 성 문화와 감추는 엄숙주의에 모두가 희생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남자들에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사회로부터 받은 잘못된 성교육 때문에 출산 장면을 함께하는 것이 걱정될 수 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아내의 고통스러운 모습,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들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내 마음이 변하면 어쩌지 걱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남편입니다. 우리는 강합니다.
만약 트라우마를 겪게 되더라도 적극적으로 심리치료를 받고 이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됩니다. 우리 가족에서 그 소중한 순간을 유일하게 기억해 주는 사람, 그것은 남편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출산의 순간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순간입니다. 남편이 그 순간을 함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에 엄마는 출산의 고통 때문에 그 순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의사나 간호사가 대신 기억해 줄 수도 없고, 갓 태어난 아기는 그 순간을 기억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 순간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남편 하나뿐입니다. 이것이 남편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우리는 멋진 아빠가, 강한 남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린 소년이던 시절, 어른들이 감췄던 것들을 지금에서라도 찾아보고 공부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