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서 10일 정도는 숭덩숭덩 금방도 지나간다. 결국에 한 달도 빠르고, 1년도 길지 않다. 갈수록 빨라지는 시간에 위화감을 느낀다. 좀 더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밀도 높은 시간을 만들어야겠다는 경각심이 든다. 이대로 늙기에는 아직 못 이룬 게 너무 많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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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홍대~이대까지 걸어서 출근할 정도로 날씨가 풀렸다. 밤에 집으로 돌아올 때는 심지어 쌀쌀하다고 느낄 정도다. 밤에 걸어올 때를 대비해서 걸칠 자켓을 준비해야할 꺼 같다. 곧 겨울이 다가올 것이라는 실감이 드는 쌀쌀함이었다. 申月은 申子辰 겨울운동을 하므로 그럴 법도 하군. 명리학을 공부하기 전에는 가을이 마냥 좋았는데, 이제는 지식의 저주인지 가을의 쌀쌀한 바람에서 왠지 모를 살기가 느껴진다. 木 일간이라서 더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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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을 하고는 오랜만에 다시 타로 카드를 뽑았다. 현재 상태/지금의 고민/미래 방향성으로 주제를 잡아 세 장을 골랐는데 심히 영적인 오쇼 젠 타로카드는 나의 세속적,현실적 고민 따위는 가뿐히 초월해서 신비로운 얘기를 들려준다. 오늘 壬寅日에 대한 일진, 혹은 오늘 하루의 성질에 대해서도 한 장 뽑았더니 모험 카드가 나왔다. 그리고 동전 세 개를 가지고 과제 이후 처음으로 주역점도 보았는데 본괘 화천대유, 지괘로 택뢰수가 나왔다. 김인환 선생님이 번역한 주역 책 해설을 읽으며 간신히 그 의미를 짚어보는 정도다.
사주팔자는 큰 틀에서의 방향성, 경향성, 범위, 분分 정도를 알려주지 구체적인 점占을 보기는 어렵다. 예컨대 경쟁이 있는 시험에 합격할 것인지, 이 회사, 저 회사 중에 어느 곳을 가야할지에 관해서 딱 찝어주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럴 때 주역점이나 타로카드를 활용할 줄 안다면 어느정도 답을 내려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원래는 타로카드를 별로 신용하지 않았고, 즐겨본 적도 없지만 이제는 적어도 아예 뜬구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자친구와 함께 타로카드를 봤었는데 그때 진로와 관련해서 음양오행 카드를 뽑아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고, 다른 질문에도 나름의 적중률을 보여줬다. 타로카드의 원리는 하필 그 내담자가 그 상담자를 찾아간 날, 상담자가 섞은 카드중 하나를 우연히 뽑았을 때 그 시간과 공간과 인간과 카드의 우연한 선택, 극도로 희소성있는 확률이 일말의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굳이 맞추는 게 아니라 맞히게끔 되는 거랄까. 주역은 거기서 단순한 카드가 아니라 몇 번의 복잡한 경우의 수를 더 꼬으게 되니깐 보다 정교한 점사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고. 주역에는 음양오행의 이치,원리로 해석하니 궁극적으로는 주역점에도 능숙해지고픈 목표가 있다.
그래서 매일 출근하고 시간이 남으면 일진/타로카드/주역점을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