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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Jul 24. 2019

오행(五行)의 순환 - 상생하는 모습(3)

생(生)의 뜻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낳다', '기르다', '에너지를 투자하고 소통시켜 표출하다', '만들다'라는 모습으로 에너지가 출입하는 명백한 주체와 대상이 존재한다. 반면 자연적인 관점에서는 '나아가다', '흘러가다', '변화하다', '진화하다'로 그냥 알아서 바뀌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의 관점에서는 사욕(私慾)이 개입해 생(生)하고 설(洩)하는 희비가 교차하는데, 자연은 무목적적 목적인 공욕(公慾)으로 무심하게 흘러가는 것이다.


4.에너지의 관점

木은 용출력, 새롭게 시작하는 추진력, 생장 에너지, 관계 의지 등으로 볼 수 있다.

火는 분열, 확산, 변화의 중심축, 성장 에너지, 소통-연결-관계 등으로 볼 수 있다.

土는 균형을 이루는 중심축, 무게 중심, 안정화 에너지, 전환 에너지 등으로 볼 수 있다.

金은 성장을 억제하고 수렴하는 숙살지기, 형틀을 만드는 경화 작용, 결실, 마무리를 끝맺는 힘, 단절 의지 등으로 볼 수 있다.

水는 응축, 통일, 저장, 근본 에너지, 잠재 에너지, 재생 에너지 등으로 볼 수 있다.


水生木은 水안에 저장되어 잠들어있는 에너지를 木氣가 쿡쿡 쑤셔서 잠을 깨우고, 새롭게 시작하여 성장하고, 세상과 관계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다.

木生火는 木의 시작 의지, 성장 의지, 관계 의지가 火라는 뚜렷한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서 드러나고 펼쳐지고 확장되는 것이다.

火生土는 火가 더 이상 팽창하지 않도록 土가 에너지를 수렴시켜 과열을 방지하고 중심을 지키도록 전환시키는 것이다.

土生金은 土가 수렴한 火의 에너지를 金이라는 결실로 포장하는 것이다.

金生水는 金의 결과물을 내부에 저장하여 외부와의 관계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다.

水生木 그리고 그 응축된 공간에 저장된 정보는 木으로 다시 풀려나가면서 재생될 것이다.


木火의 양기는 밖으로 나가서 펼쳐지고 밝은 곳에서 관계 맺는 것이고, 金水의 음기는 안으로 들어와서 응축하고 어둠 속에서 차단하는 것이다. 목화는 외향성으로 빠른 속도로 넓이를 향한다면 금수는 내향성으로 우직하게 깊이를 추구한다. 土는 중간에서 양기를 조절하여 음기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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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법칙, 자연의 현상이 水→木火土金水→木로 무한 순환하는 이유는 우주의 모든 항성, 행성이 구(球) 형태를 띠고 그에 따라 지구의 자전 운동이 지표면 입장에서 원 운동을 하고, 태양 공전도 타원 궤도로 나타나며 자전과 공전 속도가 오차 범위 내에서 일정하기 때문이다. 항성과 행성이 구 형태를 띠는 것은 중력이 모든 방향에 대해서 중심을 향하도록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때 중심력은 오행으로는 土 작용으로 볼 수 있다. 오행의 순환 운동이 만들어질 수 있었고, 그 운동이 일정한 패턴대로 규칙적으로 부드럽게 연결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물리적으로는 중력, 오행으로 따지면 土의 중심력 때문이다. 확장해서 생각하면 土는 중력을 만들어내는 질량이 되고, 지구의 땅과 인간의 육체를 모두 土로 표현할 수 있다.


우주의 운동을 오행 순환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건 무엇을 뜻할까? 기본적으로 우주의 질서라고 볼 수 있는 시간의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기에 과거와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의 시간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명리학이란 시간의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볼 수 있다. 공부가 깊다면 간지를 통해 시간의 성질과 흐름을 파악하여 한 사람의 성향이나 인생사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자연재해 등의 사건사고 또한 궁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오행의 순환은 고정된 원 안에서의 단순 반복 순환일까? 생물의 진화나 문명의 발달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만약 우주가 태양계로만 이뤄져있고 태양이 고정되어있다고 가정한다면 그렇게 한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태양계는 우주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태양 또한 우리은하 중심을 초속 217km의 속도로 약 2억 5천만 년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구에서의 오행 순환을 고정된 원으로 볼 게 아니라 일종의 용수철처럼 계속 원이 쌓여가는 운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말은 水1生木1生火1生土1生金1에서 다시 金1生水2를 했을 때, 水1과 水2는 같은 水가 아니라 다른 차원의 水가 된 것이다. 水2에는 지난 木1生火1生土1生金1의 에너지들이 정보로 압축되어 저장되는 것이기에 순환을 한 바퀴 돌 때마다 그 전의 水와는 질적으로 달라져 있는 것이다. 무의미한 반복 순환 운동이 아니라 무궁무진하게 진화(進化)하는 순환 운동이다. 생명의 유전도, 인간의 의식도, 인류의 문명도 정보가 축적되고 발전하면서 점차 진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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