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중요한 습관
그 날은 미국의 독립 기념일이었습니다. 아들과 바비큐를 하고, 두 노인은 평상시처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그날 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습니다.
아파트 1층, 웅성웅성 시끄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다급한 목소리들이 오가고, 어지러운 바디 카메라로 찍힌 영상에서 처음 그 노부부를 보았습니다. 8명의 경찰관들이, 몸에 단 카메라로 그 노부부를 구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8번의 다른 앵글로 천천히 봅니다.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하셨는지, 어른용 기저귀를 차고 있었습니다. 두 분을 소방관들이 구조하는데, 손길이 닿은 곳에서 뱀 껍질처럼 피부가 한꺼번에 벗겨져 나옵니다. 또 다른 소방관들이 구역을 나누어 화재를 진압하고, 다른 피해자들이 있는지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대기하고 있던 응급대원들이 서둘러 보지만, 이미 두 분 다 사망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한 달 후, 화재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나무판자로 고장했던 꽉 막았던 문과 창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화재현장의 탄 냄새가 코끝을 강하게 자극합니다. 그 집에 있었던 가전제품 중 하나가 화재를 일으켰을지 모르니, 가전제품을 만든 각 제조사는 현장 감식을 하러 오라는 통지를 받고, 저는 그 제조사 중에 한 회사의 변호사로 현장에 갔습니다. 화재 원인 전문가 한 명과, 전기 엔지니어 한 명과, 그 공간에서 마지막으로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를 불에 타고 남은 증거들로 재현을 해 봅니다. 다른 제조사에서 보낸 전문가들까지 한 15명 정도가 차례로 최대한 현장을 보존한 상태에서 각 방에 들어가 수 백장의 사진을 찍습니다.
할머니는 탈출하려고 나오다 현관문을 3 발자국 앞두고 쓰러져 숨을 거두었습니다. 화재로 인한 열로 달구어진 카펫에 할머니의 마지막 발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부엌 오븐 안에는 요리를 하다 깜빡했는지, 음식물을 탄 채로 발견되었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현장에서 있었던 모든 가전제품들을 비롯한 증거들이 수집됩니다. 아들은 부모님이 집안에서 절대 양초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22개의 양초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렇게 수집된 증거를 다시 랩에 모여서, 하나씩 찬찬히 뜯어보고, 너무 타서 카펫과 붙어버린 물건은 x-ray나 CT-scan을 하며, 어떤 가전제품이 화재를 일으켰는지를 조사합니다. 다행히, 제 고객의 제품은 용의 선상에서 빠르게 제외되었습니다. 다른 가전제품에서도 이렇다 할 증거가 없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안도감이 들지만, 다른 계속해서 영상으로 봤던 두 분의 구출 당시의 모습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그래서 오늘은 부탁을 드리는 글을 적어 봅니다.
1. 화재보험을 꼭 들어라.
위에 경우, 아들이 효도하겠다고 아파트를 사서 부모님께 사시라고 드렸는데, 화재보험을 들어놓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두 분 다 돌아가셨는데, 아들은 경제적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돈으로 부모님이 살고 계시던 아파트도 고쳐야 하고, 이웃집에 번진 불에 대해서도 보상을 해야 합니다.
화재 보험을 들었더라면, 보험 회사에서 이에 대한 보상을 해 주고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시작하는데, 한 달에 얼마씩 아끼려던 마음이, 이런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죠.
주택이 있다면, Home Owner's Insurance 반드시 드시고, 내가 렌트를 해서 살더라도, Renter's Insurance를 반드시 들으셔야 합니다. 기존에 보험회사에서 하는 보험료가 너무 높아 망설이신다면, 요즘에는 Lemonade 같은 인공지능으로 운영해 보험비를 대폭 줄인 스타트업 보험사도 많이 있습니다. 집에 가치에 따라, 또 보상금 한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살고 있는 콘도에 대한 한 달 보험금은 30불 미만입니다.
2. 매일 꽂아놓는 전기 코드를 모두 빼라.
이런 화재 현장을 다니다 보니,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코드 뽑으라고 다니며 잔소리를 합니다. 이렇게, 코드를 뽑으면 약 10%의 전기세도 줄일 수 있고, 화재의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쓰고 난 모든 가전제품은 반드시 코드를 뽑으세요.
이건, 지난 6년간 멀쩡히 쓰던 토스터에서도 불이 날 수 있고, 내가 어제 사온 밥솥에서도 처음 사용하다 불이 날 수 도 있어요.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전기 코드 빼는 일이에요. 이러면 환경에도 좋고, 전기세도 절약하고, 우리와 이웃의 안전도 도모할 수 있죠.
3. 집에 있는 플라스틱 물건을 줄여라.
노인분들이 침대에서 자다가 몸을 일으켜 현관까지 오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자료에 따르면, 화재가 났을 때, 집안에 있는 플라스틱들이 타면서 배출한 유해가스로 사람이 죽는 데는 단 3분이 걸립니다. 그래서, 탈출도 하기 전에 유해가스로 죽는 경우도 많아요. 편리해서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던 플라스틱들,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정리하세요. 그리고, 될 수 있으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물건들이 전기 코드에서 떨어져 있게 하세요.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구가 보기 싫다고 천으로 덮고 그 위에 컴퓨터 모뎀을 올려놓으신 분들, 만일 그 모뎀이 불이 나면 그 천에 옮겨 붙어 더 순식간에 집안에 유해가스로 가득 차겠죠. 정리해 주세요.
4. 탈출 동선을 확인하고 전기선을 잘 정리하라.
아까 말한 화재 현장에 가보니, 아파트 현관문까지 가는데, 그 현관문 앞으로 전기선이 하나 지나고 있더라고요. 거실에 있는 플러그가 고장 나니까, 아마 익스텐션 코드를 길게 이어서, 옆에 다이닝룸에 있는 플러그를 사용하다 보니 그 전깃줄이 현관문 쪽을 지났어요. 할머니가 혹시라도 탈출하시다 여기 걸려 넘어진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아이나 노인분들이 계시다면, 혹시라고 현관으로 탈출할 때 그 길을 가로막고 있는 물건은 없는지 살펴보고 정리해 주세요.
5. 매뉴얼을 잘 읽어라.
가전제품 사고 나면, 설치기사님들이 설치해 주고, 매뉴얼은 서랍에 잘 모아놓셨죠? 그거 한 번이라도 읽어 보셨나요? 제품마다, 어떻게 사용하면 화재의 위험이 있는지 매뉴얼에 잘 설명해 놓았어요.
미국집 basement에 습기 차고 곰팡이 생긴다고, 제습기 일 년 내내 틀어놓는 집들 봤는데요. 이런 경우, 제품에 과부하가 걸려 화재가 나기 쉬어요. 어쩔 수 없다면, 두 개의 제품으로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제품 구입 시 그 제품에 대한 리뷰 꼼꼼히 읽어 보세요.
6. 익스텐션 코드에도 용량이 있어요.
요즘 가족들이 사용하는 전화기, 아이패드 같은 탬플릿만 해도, 충전할 곳이 모자란다고 익스텐션 코드에 구멍마다 아예 충전기 주르륵 꽂아놓고 사용하시는 분들, 익스텐션 코드에도 용량이 있어요. 그래서 이것도 과부하가 걸리면, 화재가 발생해요. 또, 충전기를 계속해서 꽂아놓으면, 내가 휴대폰을 충전하지 않더라고 충전기에 계속 전기가 공급되고, 그 전기는 결국 낭비되죠.
충전이 충분히 됐다면, 그 충전기는 뽑아주시고, 사용 중이지 않은 익스텐션 코도 뽑아주세요.
7. 핸드폰은 침대에서 사용하지 마세요.
흔하지는 않지만, 한 대학생이 침대에서 핸드폰을 하다가 충전시킨 채로 잠들었는데, 자면서 뒤척이다 핸드폰을 몸으로 깔고 잤나 봐요. 그 위에 이불까지 덮고 그래서 경미한 화상을 입은 적이 있어요. 자기 전에 핸드폰 사용은 자제하고, 반드시 사이드 테이블에 놓고 잠자리에 드세요.
화재는 계절을 가리지 않습니다. 오늘 잔소리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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