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아닌'사람에서 '아무나 가 아닌'사람으로

69만 원 월급쟁이에서 건물주로, 젊은 사장 정찬영 이야기

by 뉴욕박변

한 때 전 세계가 열광했던, 워싱턴 포스트 기자 출신의 작가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라는 책에서 소개한 '1만 시간의 법칙'에서 희망과 위로를 얻었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 나온 1만 시간의 법칙은,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씩 총 10년을 노력하면 채워지는 시간이다. 따라서 당시에 나는, 내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한 마디로, 아직 1만 시간을 못 채웠기 때문기 때문이라 스스로를 위로했고, 그 1만 시간을 채우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생겼었다.


하지만, 곧 미시간 주립대의 햄브릭 교수 연구팀은 이 '1만 시간의 법칙'을 반박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노력과 선천적 재능의 관계를 조사한 88개 논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심리과학' 학술지에 발표했는데, 학술 분야에서는 노력이 실력 차이를 결정짓는 비율은 4%에 불과하며, 음악/스포츠/체스 분야에서는 노력이 가져오는 실력 차이가 18~26%라고 했다. 결론은,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 꾸준한 노력이 필수적이지만, 선천적 재능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또한, 선천적 재능 이외에도, 나이와 성과를 꾸준히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차이를 만든다고 한다.


이 말을 잘 곱씹어 보면, 성공에 필요한 요소는 크게 (1) 선천적 재능 (2) 나이 (3) 노력 (4)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 중 (1)과 (2)는 바꿀 수 없는 요소이므로, (3)과 (4)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를 내가 주도적으로 바꿀 수 있다.


저자는 이 중 (1) (2) (3) (4)를 다 사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985년생 저자는 69만 원을 받는 월급쟁이에서 10년 만에 건물주가 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왜 책 제목에 '1만 시간'이 들어갔는지는 미스터리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사람에 대해서도 부야스 곱창집에 대해서도 나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 분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유튜브를 찾아보다 1985년생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직 이 분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사장병'에 걸려서 실패했던 이야기, 사업을 할 때 보이는 것보다 '실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 무엇보다 기댈 구석을 '인문학 독서'에서 찾는다는 세 가지만으로도 이 분이 롱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디 롱런 하시길.


이 책이 내게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는 '1만 시간'보다는 오히려 요즘 내가 매일 고민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가?" "나는 과연 좋은 리더인가?" "다른 사람들을 끌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에 대해 그도 비슷한 고민을 해 왔고 하고 있고, 그 나름대로 깨닫고 지금 사용하고 있는 방법들에서 힌트를 얻는 데 있었다. 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며 깨달은 것은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내가 그동안 자주 언급했던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 역시 이 책에 등장하며, 실행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한다.


1. 무엇이 그리 불안한가요, 정답은 이미 당신 안에 있는데


"자기 인생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죽지 않는 이상 언제나 과정 속을 살아간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정답을 발견한 것처럼 군다." (11 페이지)


언제까지 방청객으로 살래? 주인공으로 살고 싶어? 그럼 어떤 삶을 사는 주인공이 되고 싶어? 요즘은 매일 아침 일기에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지?'라고 시작을 한다. 인생 뭐 별거 있어? 즐겁게 살다 가는 거지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현실은 녹녹지 않다. 강박에 가깝도록 시간을 쥐어짜야 로펌에서 바라는 목표량을 채울 수 있다. 앞만 보고 달리는 말처럼 해야 하니까 밀려드는 일을 하다 보면, 그 이외에 다른 삶은 없어져 버린다. 최악은 그나마 그렇게 달릴 기운이 없는데도 달리라니까 한 발 한 발 내딛다가 그냥 그 자리에 푹 쓰러져 급사하는 말이 될까 봐 드는 두려운 마음이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걸까?


2. 바닥이 깊을수록 건물은 높이 올라간다.


"'가난'이 내 인생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던 것처럼, 또 '가난'이 그러한 모든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1 페이지)


Breakthrough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려면 직장에서 기대하는 해야 하는 일 외에, 나의 미래를 위한 일을 해야 한다는 다른 강박이 나를 괴롭힌다. 잇몸이 들 솟고, 잠을 거의 자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된다. 눈만 감고 누워 있는 것과 다름없는 상태로 4~5시간의 수면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가난'을 벗어나는 방법, 빚을 줄이는 방법을 골똘히 생각한다. 인컴을 늘이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다다른다. 이직을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1~2년 견디면 파트너로 승진이 되고 빚을 빨리 갚을 수 있게 되는 거 아닐까? 다시 조바심이 고개를 든다. 도대체 얼마나 높은 건물을 지어야 하기에 이렇게 계속 바닥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일까?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장차 큰일을 할 수 있는 중책을 맡기려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괴롭게 만들고, 그 살을 다 빠지게 하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아쉽게 하고, 그래서 지치게 하며,
그가 하는 일 중에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이 자꾸 그르치게 한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그 마음을 움직이고, 천성을 끈질기게 하여
그전에 해내지 못했던 것들을 해내도록 하기 위함이니라.
<맹자> 제6편 <고자장구 하> 15장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변화, 놀라움을 선사하는 파괴적 혁신인지는 '조금 더'에 달려 있다."(212 페이지)


'조금 더'의 차이는 '꾸준함'만큼이나 대단하다.


3. 생각과 실천을 동시에 해야 한다.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생각만 하는 사람' '생각한 다음에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 그리고 '생각과 행동을 동시에 잘하는 사람'이다.


넷스케이프와 실리콘 그래픽스의 창업자인 제임스 클라크는 어땠을까? 미국 의료 보험 체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그가 창업한 기업이 바로 '헬시온'이다. 냅킨에 그린 사업구조를 정확히 3개월 만에 만들어냈고, 그 사이 바뀌는 의료 관련 규제와 법에 시장이 바뀌었지만, 그에 맞춰 조금씩 맞춰 가기 시작했다.


'계획-실천-결과 분석- (수정한) 계획-(재)실천-중간 결과 분석-(다시 수정 보완한) 계획-(지속적인) 실천-분석'의 과정을 통해서이다.'


"해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안 될 에는 '작지만 실천 가능한 계획 중심으로 일단 실천하고 행동하며, 그 결과 오류나 수정해야 할 부분이 보이면 즉각 수정해서 다시 새롭게 시도해 보고, 바꿔야 할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다시 계획에 반영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271 페이지)


계획이란 미래에 할 일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현재 할 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나에게 지금 '작지만 실천 가능한'일은 무엇일까? 하고 있는 것도 있고 안 하고 있는 것도 있다. 미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친 마음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떤 미래를 꿈꾸고 그를 위해 내가 현재 할 일은 무엇인가?


4. 실행력을 높이고 싶다면 적어라.


캐나다 오타와대학에서 재활 치료를 가르쳤던 카티아 페더 교수는 집중력 장애 아동들에게 생각하는 것을 글로 표현하여 노트에 적어 보도록 지속적으로 연습시켰다. 그리고 뇌파를 측정해 글을 쓰기 전과 후에 뇌파가 월등히 활성화되었고, 일부 집중력 장애아들의 증세가 눈에 띄게 호전되었다고 한다.


글을 손으로 쓸 때 발생하는 자극은 뇌와 연결되는 작은 길을 만들고, 이후 글을 쓸 때마다 그 자극 때문에 뇌가 활성화되는 것뿐 아니라, 필기한 내용은 뇌에 잘 저장되어 기억력 향상의 효과도 가져온다고 한다.


예일 대학에서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밝혀졌듯이 "'적는 것'은 '생각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실행하는 것'과 연결이 된다." (295 페이지)


다시 손에 펜을 쥐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5. 바늘 부자가 소 부자 된다'


"바늘 귀한 줄 아는 사람이 소 귀한 줄 아는 부자가 되고, 바늘 같은 미미한 물건의 쓰임새와 의미에 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소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것을 자신의 재산으로 부릴 줄 아는 부자가 되는 것이다." (307 페이지)


스노우 폭스 김승호 회장도 비슷한 얘기를 한다. 회사의 돈을 아낄 줄 아는 사람이 자기 돈도 모을 수 있게 된다고. 우선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가벼워지고 싶다.


5.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획력이다.


더 중요한 것은 루틴을 통한 기획력이다. 책에서 그는 아침마다 하는 반신욕 시간에 하루를 기획한다고 적혀 있는데, 유튜브 영상에서는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하루를 기획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눈을 감기 전에 그는 그 전 날 적었던 to-do-list를 먼저 살펴본다.


"그날 처리해야 할 주요한 업무들을 하나씩 생각해 본다.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이 무엇이며, 챙겨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만나야 할 사람이 누구이고 그와 나눠야 할 중요한 이야기는 무엇인지를 떠올려 본다. 그다음에 그런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나만의 아이디어를 하나씩 떠올려 이미지화하고 검증해 보는 작업을 한다." (334 페이지)


전 날 적은 해야 할 일 목록을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우선순위를 정하고, 각 일마다 예상 소요 시간을 정하고 나면 확실히 생산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그 이외에 일에 대한 기획은 안 해봤다. 시도해 봐야겠다. 어제 한국에서 전화한 친구도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 친구에게도 얘기해 줘야겠다.


6. 어떻게 살아야 할지의 답은 인문학에 있다.


역사책은 매 순간 어려운 의사 결정을 할 때, 왕이 누구의 의견을 청취하고, 어떻게 판단 하고, 어떤 의사 결정을 내렸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남겨져 있다. 리더십의 교재로 사용해라.


오바마 대통령의 'Promised Land'를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이다.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도 깊게 인간의 본질을 공부해야만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갈 수 있을지가 보인다.


동의한다. 요즘에는 그래서 닥치는 대로 읽는 것보다 좋은 책을 읽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내가 평소에 읽지 않는 분야를 읽어보고 싶어, 독서 모임을 조인했다. 이번 달에는 김홍중 교수의 '사회학적 파상력'을 읽고 있다.


7. '우분투 Ubuntu,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


"세상은 모두 이어져 있다. 넓게 보면 우리는 수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에 절대적인 '나 혼자만의 행복'이란 있을 수 없다." (374 페이지)


그렇지만 내 마음 상태가 힘들면 나누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진다. 나를 잘 돌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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