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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매너 있는 인턴십 퇴사

by Jaden

"뉴욕 디자인 회사에서 인턴십을 하게 됐어요!!"

인턴십에 합격했다는 기쁜 소식을 알려 온 지인 동생은 들떠 있었다.

그로부터 이주 후 동생에게 문자를 했다.


"인턴십은 어때?"


돌아온 답변은 가던 길을 멈춰 서게 했다.


"이틀 일하고 도저히 못하겠어서... 못하겠다고 회사에 이메일을 보내고 안 갔어요."


"뭐라고!!!!????"


뉴욕에서 미술대학 졸업 후 간절하게 직장을 찾고 있던 동생이었다. 자초지종은 이랬다:


회사도 좋고 이력서에 이런 회사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인턴에게 요구하는 업무 자체가... 전시 마케팅 특히 마케팅 관련한 표제 글 쓰기였어요. 저는 영어 작문에 자신 없거든요,,,,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기사만 써야 되는데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채용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못하겠다고 더 이상... 안 나가겠다고 했어요.



회사에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뽑은 인재들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것을 자주 본다. 밖에서 보았을 때 멋있었던 일들이 입사해 직접 해 보니 적성에 맞지 않다던가, 근무환경이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친다던가 등 이유는 다양하고 주관적이다.


퇴사에 앞서 예의 있게 자신의 퇴사 이유를 설명하고 나가는 친구들도 있고 다음 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이유든

얼마를 일했든

인턴십이든

임시 직장이든

평생직장이든

자진 퇴사일 경우 매너를 갖추어 Exit 해야 한다.


미국에서 퇴사 절차는:

채용 담당자에게 퇴사 의사를 전달하는 것과 동시에 2주 통지 (2 Week Notice)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소 2주가 에티켓이다. 물론 자신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회사 사정에 따라 3주 혹은 1달 등 길게 줄 수도 있다. 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만난 10년 차 세무사는 회사가 세무 관련 업무로 한창 바빠지는 시기에 퇴사를 결정해 직속 상사에게 3달 전 퇴사 의사를 밝히고 회사가 자신의 대타를 구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회사 측에서도 고마워했다고 한다.


You are free to make your choices but you are not free to choose the consequences.



매너 있는 퇴사 절차에 대해 간략하게 서술해보면


1. 2 WEEK NOTICE 주기

먼저 자신의 채용을 담당했던 사람(과) 직속 상사에게 자신의 퇴사 의사를 밝힌다. 가끔 그들이 왜 그만두냐고 물어본다. 이때 회사에 배울 것도 없고 같이 일하는 사람 특히 직속 상사가 너무 싫다는 것이 이유일지라도 절대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도록 한다.


퇴사 이유를 표현하는 기본적인 문장은:

I have learned so much while working at the firm and I am very excited about new ventures and learning opportunites ahead of me.


현재 회사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이 정도면 충분히 프로페셔널 하다.




2. 업무 인수인계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퇴사 의사를 전달하고 나면 자신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인수인계해야 한다. 이때 후계자에게 적극적으로 업무 절차를 알려주고 주의할 사항도 함께 알려주면 좋다.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Tip 이 있다면 전수해 주는 것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한 방법이다.



3.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열어줄 마지막 인사하기

공식적인 퇴사일도 정해졌고 인수인계가 완료되었다면 퇴사일 2-3일 전 회사 단체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이용해 자신의 팀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다. 짧던 길던 하루 1/3~2/3을 함께 한 사람들에게 하는 마지막 인사는 그들과 회사 밖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이때 개인 연락망 (이메일 or 핸드폰)을 적어 언제든지 대화하자는 말을 덧붙인다면 지금 회사를 떠나지만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가장 문안한 말은


Dear all,

I have decided to leave (name of firm) and pursue new adventures in my life. My last day is this friday, October 21, 2016. It was great pleasure working with you! I hope to stay connected with everyone. You can contact me at cell: xxx-xxx-xxx or email me hongkingdong@gmail.com any time. Thank you.



4. 퇴사 후 1-2달 동안 전 회사와 열린 커뮤니케이션 유지하기

퇴사 후 업무를 이어받은 사람이 새 업무에 익숙해지는 과정인 첫 한두 달간은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내가 정리해 둔 문서를 찾지 못할 수도 있도 트레이닝에서 배운 것과 전혀 다른 절차대로 처리된 업무가 보이면 당황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업무 중 질문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연락처를 알려 주는 것도 이전 회사 사람들에게 프로페셔널하고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는 방법이다.



Don't burn bridges. It is a small world.

5. 회사 고유의 퇴사 절차 따르기

회사마다 고유한 절차가 있다. 대기업에서 일할 때 퇴사를 하면서 절차상 여러 문서에 사인을 했었다. 퇴사 날짜는 10월 1일이었는데 서류상 11월 31일로 퇴사일이 기록되었다. 문서에 사인 후에도 인사부 직원이 공식 퇴사 의사를 워드 문서 1장으로 만들어 제출해 달라고 했던 적도 있다.


반면에 모든 절차가 형식적이도 않고 구두로 진행되었던 회사도 있었다. 인사 부원 & 직속 상사와 만나 자진퇴사 의지를 밝히고 2주 후 공식 퇴사했다. 공식 퇴사일은 내가 회사를 그만둔 날짜로 기록되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라고 어른들은 종종 말씀하신다. 나 또한 22살 첫 인턴십을 마감하며 -- 내일부터 그만두겠다는 이메일 한 장 상사에게 날리고 퇴사를 했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 한마디도.. 감사했다는 악수도 하지 않았다. 시간 날 때 가끔 커피 한잔 하자는 그 식상한 인사말도 없이 그냥 그렇게 퇴사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부끄러움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미국은 중소기업이라도 직원 고용 확인 절차 (Employment Verification)를 엄격하게 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라고 한다. 인터뷰를 볼 때 채용담당자는 이력서에 적힌 전 회사에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하기도 하고, Reference 요청하기도 한다.



오늘의 행동이 내일의 reputation을 만든다.

퇴사 시 사회 초년생들이 자주 하는 실수


1) 진행 중이던 업무나 프로젝트를 끝내지 않고 도중하차하는 것

2) 상사나 인사 부원에서 별 말없이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는 것

3) 현 회사 동료와 잘 지내지 못해서 그만둔다는 등의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하는 것


를 피하므로써 자신이 투자했던 열정과 시간들이 헛되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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