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띠라는 이름의 토끼

3.

by HeyHej

"어머, 진짜 토끼예요? 세상에. 이렇게 가까이서 토끼를 본 건 처음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온 남자가 어떤 여자를 데리고 왔다. 목소리, 생김새, 냄새 모두 낯선 사람이었다.


'누구지? 누구를 데려온 거지? 병원에 가야한다고 말하더니, 나를 병원에 데려가려는 사람인가?'


끝도 없이 궁금증이 밀려들었다.


"토끼가 조금 아픈 것 같아서 병원에 데려가려고 하는데, 정말 같이 가도 괜찮겠어요?"


"그럼요. 같이 가 드릴게요."


작은 이동 가방에 넣어진 나는 동물병원이라 적힌 곳에 갔는데 긴장되었지만 의외로 무섭지는 않았다. 평소보다 식욕이 조금 떨어져 보이는 것 뿐 내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라고 의사 선생님이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조금 재미있었다. 비록 다른 토끼는 볼 수 없었지만 강아지, 고양이 같은 다른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들도 나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와, 토끼다, 토끼!!! 강아지보다 귀도 더 길고 고양이보다 더 귀엽게 생긴 것 같아!!!"


마치 내가 토끼 중에 가장 유명한 토끼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 으쓱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나는 보았다. 하늘에서 무언가 하얀 것들이 점점이 날리는 것을 말이다. 내 털처럼 하얗고 보송보송해 보이는 솜뭉치 같은 그걸 남자는 '눈'이라고 했다. 언젠가 남자가 텔레비전을 보며 말해주었던, 그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남자와 나, 그리고 처음 보는 여자. 이렇게 우리 셋은 함께 눈이 내리는 것을 보았다.


병원에 다녀온 그 날 밤. 남자는 내 이마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말했다.


"샨띠, 아까 우리랑 같이 병원에 갔던 여자 있지? 음, 이건 내가 정말로 처음 말하는 건데 말야,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거든? 그 사람도 날 좋아할까? 아닌가? 샨띠, 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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