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보이에서,

5월13일

by 우사기

#133

피자가 맛있기로 유명한 사보이의

점포 이전 소식을 접한 건 골든위크 때였다.

안 그래도 1층 점포가 다 비어있어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건물 전체를 재건축하려는 건지

사보이 앞에도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에는 점포 이전과 새 점포 소식

그리고 새로운 가게 이름이 소개되어 있었다.

새로운 가게 이름은

[SAVOYととまととちーず]

SAVOY랑 토마토랑 치즈라는 뜻이다.

보통 토마토랑 치즈는 외래어라

가타카나로 쓰는 게 일반적인데

히라가나로 써 놓으니 왜 이리 귀여운지 모르겠다.

아무튼, 잠시 가게를 재정비를 한 다음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라니

이곳에서 먹는 마리게리타는

오늘이 마지막인 셈이다.

카운터에 앉아 재빠른 손놀림으로 구워주는

진심 어린 마르게리타를 먹는 걸 너무 좋았었는데

이 풍경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괜스레 아쉬웠다.

이런 마음은 나뿐만이 아닌지

비 내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긴 줄이 이어졌다.

나 또한 빗속에서 30분을 기다렸지만

그래서 그랬는지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그랬는지

오늘의 마르게리타는 정말이지 최고였다.

외국인들이 더 사랑한다는 가게 사보이,

이탈리아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다는 사보이의 피자,

피자 한 판을 깔끔히 먹은 다음

셰프와 눈이 마주친 나는

살며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곧 새로운 곳에서 다시 보게 되겠지만,

이곳만의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풍경은

좀처럼 잊히질 않을 것 같다.


아리가또, 사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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