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상

소중하게,

by 우사기

#174

날은 종일 화창했는데

밤이 되니 창밖 바람 소리가 꽤 강하다.

바람 소리가 아닌 빗소리면 더 좋을 텐데.

고장 난 카메라를 한참 방치해두었다

안되겠다 싶어 수리를 맡기려 꺼냈더니

다시 작동이 되었다.

완전히 예전 같진 않지만

그래도 사진이 찍히니 좋긴 좋다.

새 카메라를 살 때는 영상을 찍을 목적이었는데

그 목적은 언제 어디로 흘러가버렸는지.

브이로그 몇 개 찍다 포기한 것도

벌써 1년을 훌쩍 넘긴 것 같다.

요즘은 포기도 빠르고

귀찮음도 많아지고.

오랜만에 카메라를 보고 있으니

처음 카메라를 사러 가며

설레했던 그날이 떠올랐다.

그렇게 소중하게 손에 넣고 선

고장 났다고 몇 달이나 그냥 방치해두다니.

가끔 소중한 걸 소중하게 다루지 못하는

내 모습에 내가 놀란다.

아끼는 마음이 왜 이리 부족한 건지...

그러지 말자.

내게 온 모든 것들을 소중하게.

좀 더 따뜻해지자.

물건에게건 사람에게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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