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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Nov 08. 2022

도쿄 일상

밤 공원에서,

#311

밤 공원에 개기월식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덩달아 나도 사람들 틈 사이에 서서

잠시 월식을 감상했다.

아무리 애를 쓰고 보려 해도

까만 밤 하늘의 달은

붉은 듯 흐릿하고 뿌옇게 가물거렸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선명한 붉은빛으로 보이는지 알 수는 없지만

모두들 달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한 번씩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를 내려놨다를 반복했다.

물론 나도 그랬다.

집으로 돌아와

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확대해 보니 이랬다.

그리고

집에서 찍은 사진은 이랬다.

분명 선명하진 않아도

붉은빛이 감돌았는데...

아아, 그러고 보니

 소원 비는 걸 깜빡했네.

잠시 건물 뒤에 숨었던 달이 다시 나왔길래

살짝 소원을 빌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오늘 소원은 꼭 이루어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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