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욕실

도쿄 일상

by 우사기

세탁기를 두는 곳이 욕실에 있다 보니

욕실이 어느새 다용도실이 되었다.

세탁기 옆 수납장 위에는

자그마한 휴지통과 청소 용품을 두고는

세탁기 앞 쪽으로 하얀 커튼을 달았다.

보통은 커튼을 열어두고 사용하지만

혹여 손님이 올 때는 커튼으로

세탁기와 수납장을 가릴 수 있도록 해두었다.

수납장의 뒤 공간은 청소기 자리로 정해두고,

수납장에는 타월을 차곡차곡 넣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했다.

세면대 한 편의 붙박이 수납장에는

세탁용 세제를 두고 사용한다.

세면대 아래쪽 수납장에는 화장품들이 있어

세면대는 가끔 화장대로도 변신한다.

세탁기를 놓아둔 쪽 반대편 욕실에는

자그마한 동쪽 창이 있어 꽤 밝다.

베란다가 있긴 하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고

빨래는 욕실에서 말린다.

동쪽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에

은근 빨래가 잘 마르고,

욕실 내에 건조시설도 있어

장마철이나 흐린 날에도 빨래를 널기 적합하다.

욕조 옆에는 욕조에 물을 받고

덮어두는 덮개가 세워져 있다.

일본의 욕조는 보통 받아 둔 물을

다시 데울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데,

받는 물의 온도나 용량의 설정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저녁에 받아 둔 물을 덮개로 덮어두었다

다음 날 아침에 물을 데워 다시 들어가거나,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들어갈 때도 따뜻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굉장히 편리하고 유용한 시스템이다.

겨울이면 자기 전에 욕조에 들어가

하루의 피로를 풀고,

아침에 일어나 다시 욕조에 들어가

몸을 따뜻하게 해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때 저 동쪽 창문을 살짝 열어두면

차가운 공기가 들어와 노천탕에 있는 기분으로

목욕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살짝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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