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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Dec 13. 2022

도쿄 일상

이미 마음은,

#346

내일부터의 유급휴가를 위해

오늘은 꼼짝 않고 집에서 일하는 하루였다.

모닝커피와 크루아상으로 시작한 하루는

또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 흘러갔다.

뭘 안 해도 뭘 하면 하는 대로

시간은 정말이지 잘도 흘러간다.

일을 하는 와중에도

마음은 이미 해안선을 달리고 있어

몇 시에 출발할까 전철 시간을 검색했다

갑자기 어느 쪽에 앉아야 바다가 보이는지

확인을 했다

분명 아무 계획 없이 훌쩍 떠나는 설정이면서

이미 가야 할 맛집과 런치 메뉴는 정해두고...

그렇게 생각과 행동이 따로 놀았지만

오랜만에 콧바람을 쐬러 간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설레었다.

그래도 최대한 설정에 충실해야지.

설정은 이렇다.

느릿하게 해안선을 달리는 기차에 몸을 싣고

마음이 동하는 곳에서 내려

우연히 발견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또 우연히 발견한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오후 시간을 보내다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것.

그러면서도 혹시 마음이 바뀌면 자고 올 수도 있는.

(그런 경우를 대비해 간단한 여행용품은 챙겨 가기)

뭐 그런 기차에서 해안선을 바라보는 것 말고는

특별한 목적 없는 자유로운 여행이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려면

그래, 오늘은 무조건 일찍 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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