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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Dec 25. 2022

도쿄 일상

여채 말리기,

#358

처음은 냉장고에 남은 당근 하나로 시작했다.

특별히 야채 말라기를 할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닌데

얇게 썬 당근을 보니 갑자기 곱게 말려

미소시루에 넣으면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근에 무를 더해 함께 말리기 시작했다.

말리다 보니 새싹을 키우는 것처럼

하루하루 변해가는 모습을 관찰하는 게 은근 재밌어

오늘은 또 냉장고에 남은 야채가 없나 뒤적이다

방울토마토까지 더하게 되었다.

이렇게 거실 한 편에 야채를 말리고 있으니

가정집의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건강한 음식과 따뜻한 온정이 있는

작고 화목한 가정집 풍경처럼.

당근 하나, 무 반 개, 방울토마토 13개가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그런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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