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

도쿄 일상

by 우사기

언제부터인지 사진첩에 얼굴 사진은 없고

발걸음 사진만이 가득합니다.

일상의 나의 움직임을 담은 사진들로

사진첩을 가득 매운 때도 있었는데

최근 몇 년간 내 사진이라고는

스스로 찍은 발걸음뿐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몇몇 발걸음 사진들을 놓아두고 보니

은근 좋습니다.

나는 걷는 걸 좋아하고

롱 스커트를 즐겨 입으며

햇살이 쨍한 날은 양산이 필수품이고

신발은 대체적으로 편한 걸 선호하며

가방은 거의 오른손에 들고..

아,

왼손잡이라 카메라를 왼손에 들어서군요.

발걸음 사진들에는

소소한 나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은근 재미납니다.

내디딘 발걸음만으로도

그날의 표정이 짐작되고요.

무거운 걸음이었는지

사뿐사뿐한 걸음이었는지

그날의 기분도 알 수 있고요.

뒤돌아 본 나의 일상의 발걸음들이

은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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