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요나라, 도쿄 #6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
분명 그전에 버릴 것들을 몇 번이고 정리했는데
막상 박스를 채워다 보니
다시 버리고 갈까 고민되는 것들이 많다.
아침 8시부터 시작했는데
점심때가 되어서야 겨우 두 박스 채우고는
힘이 다 빠져버렸다.
점심은 간단하게 오믈렛과 토스트로 때웠다.
이제 냉장고에는 달걀 네 개 식빵 두 장,
생선이 한 토막 그리고 우동이 하나 있다.
집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가 얼마 남지 않았다.
책은 작은 박스에 담으라 해서
차곡차곡 담았는데 담다 보니
너무 무거워 중간에 포기했다.
책도 몇 번이고 정리했는데
아무래도 정리를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책을 싸다 보니 다 정리하고
문고본만 챙겨가고픈 맘이 굴뚝같아졌다.
막상 짐 싸기를 시작하니
마음 한구석이 괜스레 쓸쓸해진다.
그래도 떠나는 날이
햇살 쨍 푸른 오월이라 다행이다.
사요나라, 도쿄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