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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Jul 04. 2023

일상,

점점 아늑하게,

#그릇장

자그마한 그릇장을 데려와

내 방 베란다 한 편에 놓았다.

그릇장 앞에는 스툴을 놓고

가끔 모닝커피 테이블로도 사용한다.

#청소

이름이 엣지라고 했나...

조용히 묵묵히 맡은 일에 충실한 아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수납장

일본 거실 수납장 중 하나가

오후 햇살이 화사한

주방 뒤편 다용도실에 자리를 잡았다.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한 커다란 쟁반은

수납장 위에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겠다.

#서랍수납

수납장 서랍은 여전하고

여전히 나는 서랍식 수납이 좋다.

그릇 정리를 끝내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짬짬이 천천히 정리를 이어가는 중이다.

#주방

확 트이지 않고

안쪽으로 살짝 숨어 있는

미로 같은 주방.

일본에서 가져온 수납장들을

곳곳에 더했더니

ㄱ자 같기도 하고 ㄷ자 같기도 하고

주방과 거실의 경계선도 모호하지만

실은 그래서 더 좋다.

#욕실

파리 벼룩시장에서 데려온 그림을

샤워부스 한편에 두고는

욕실을 건식으로 사용하겠다 선언했다.

그리고

낡은 하얀 테이블 위에는

오래된 향수들을 올려 두기로 했다.

#커피밀

커피밀을 샀다.

새 자리를 찾다 토끼를 밀어내고

시계와 밥솥 사이에 놓아 보았다.

3시 36분에.

#조명

거실 한 편에 조명을 방치한 게

어느새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언젠가는 제 자리를 찾아가겠지...


그래도

점점 아늑해져 가고 있다.

나와 엄마와 동생의 보금자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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