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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Oct 26. 2023

가을 나들이,

일상 기록

두물머리를 다녀왔다.

아침식사로 간단히 도시락을 챙겨

가벼운 산책 느낌으로 떠난 나들이였다.

두물머리의 아침은

가을보다는 겨울에 가까웠지만

그래도 콧바람을 세며

강가를 달리는 기분은

더없이 가을스러웠다.

돌아오는 길에는 남한산성을 한 바퀴 돌았다.

계획에 없던 남한산성을 오르내리는 길이

두물머리 쪽보다 더 가을스러웠지만

그만큼 사람도 많아

그냥 한 바퀴 도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장어구이로 점심을 마무리하고 나니

시계가 12시를 가리켰다.

짧고 알찬 가을 나들이였다.

좀 더 이른 가을 나들이도 있었다.

곤지암 화담숲으로 그녀를 따라.

가끔 한국에 올 때마다

날 멋진 곳으로 데려가 주던 그녀는

내가 한국에 온 이후로도

가끔 나를 새로운 곳으로 데려가 준다.

절정의 단풍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깊은 숲이

멀리 떠나온 것처럼 마음을 설레게 했다.

화담숲에서의 산책을 마치고

강가를 따라 차를 달려

숨겨진 맛집 같은 장어구이 집에 도착했다.

일본에서 함께 했던 장어덮밥을 떠올리며

한국에서 함께 장어구이를 먹고 있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그랬다.

돌아오는 길에는 광주요 카페에 들러

소소한 그릇 잡담도 나눴다.

그릇을 좋아하는

살림을 좋아하는

감각 있는 그녀와 함께 있으면

나도 모르게 텐션이 올라간다.

멋진 가을 풍경만큼이나

함께하는 시간이 좋았던

그런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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