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여행
이네노후나야에서 아마노하시다테까지는
다시 버스를 타고 1시간 왔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해안선을 달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는
분명 바다를 향해 시선을 주고 있었는데
언제 잠이 들었는지 눈을 뜨니
아마노하시다테역에 거의 다 도착해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역 쪽으로 향하다 보니
뜨거운 태양 아래 피곤함이 급 밀려왔다.
너무 일찍 시작한 하루의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기도 하고
날씨의 영향이기도 했다.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에
아쉽지만 이번엔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
[아마노하시다테 뷰 랜드]만
둘러보기로 했다.
곤돌라가 점점 위로 올라갈수록
아마노하시다테의 절경이 모습을 들어냈다.
이네노후나야를 향하는 버스가
저 멀리 보이는 해안선을 달린 것이니
아마노하시다테와의 중간 지점에 내려
전망대를 향하는 코스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이네노후나야로 향하던 버스에서
중간 지점에 내렸던 어떤 승객이 기억난다.
그 지점을 체크해두었다
다음 번 스케줄은 그 코스로 즐겨봐야겠다.
일본 3경 중 하나인 아마노하시다테.
참고로 일본 3경은 이렇다.
교토[京都]의 아마노하시다테[天橋立]
히로시마[広島]의 미야지마[宮島]
미야기[宮城]의 마츠시마[松島]
아마노하시다테의 절경을 즐기는 재미난 방법이 있다.
마타노조키 [股のぞき].
마타[股]는 가랑이를 뜻이며, 노조키[のぞき]는
엿보다 (좁은 구명 등으로) 들여다보다는 뜻으로
마타노조키란 사진처럼 고개를 숙여 다리 사이로
아마노하시타테의 풍경을 들여다보는 것을 말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다리 사이로 들여다보면
하늘로 올라간 용이 여의주를 물고
강림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조금 부끄러웠지만,
나도 마타노조키를 해보기로 했다.
다리 사이로 들여다보는 풍경은
그대로 바라보는 풍경보다 신비로웠고
말 그대로 용의 모습 같아 보였지만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 힘들어
정말이지 순간적으로
그 풍경이 사라졌다.
그래도 아주 재미난 경험이었다.
참, 이곳에서는 여섯 종류의
소원 성취 구슬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것을 사서 손에 쥐고 마타노조키를 하며
소원을 빈 다음
아마노하시다테의 3가지 신사에 봉납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그런 말도 있다.
(나는 하지 않았지만)
절경은 똑바로 서서 보아도 아주 근사했다.
몇천 년의 세월에 걸쳐 자연이 만들어 낸
신비의 조형인 아마노하시다테에는
빼곡히 소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이 길은 도보 5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하지만 조금 더 힘을 내어도
다녀오기엔 이미 여유롭지 못한 시간)
아마노하시다태를 제대로 둘러보기에
반나절은 역시 너무 짧은 시간이다.
이곳 전망대인 뷰 랜드는 작은 놀이동산이라
가족들이 시간을 보내기 좋아 보였다.
하지만 태양이 뜨거운 시간에
뷰 랜드에 오래 머물기는 힘들어
나는 적당히 절경을 즐긴 다음
곤돌라를 타고 다시 마을 쪽으로 내려왔다.
이번 여행은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하고
나는 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교토 시내로 돌아갈 길은
특급 열차를 타보기로 했다.
오후 4시 정도였을까.
여행을 마감하기엔 살짝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다.
보통열차보다 여행 느낌이
조금 더 강한 특급열차.
평온한 오후 창밖 풍경에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또 내릴 때는 신기하게 눈이 떠졌다.
그렇게
교토에서 떠나는 작은 여행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