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
아자부다이 힐즈에 들렀다.
오픈 때에 비하면 한산한 편이겠지만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꽤 많았다.
구조가 약간 복잡해서
목적지를 찾아가다 자꾸만 샛길로 빠졌다.
식품점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가서는
새롭게 나타나는 숍들에 빠져
결국 스케줄을 변경하고
아자부다이 힐즈에서의 시간을
조금 늘이기로 했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오가키 서점.
교토 오가키 서점의 첫 도쿄 진출이다.
교토의 향기가 느껴지는 공간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팀랩 보더리스 전시에도 들렀다.
화려한 불빛과 강렬한 향기들 속에서도
발을 머물게 하는 건 모노톤의 우디향.
취향을 살짝 벗어나 즐기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시간이었다.
실은 도쿄 타워를 근거리에 볼 수 있는
전망대 카페가 가장 궁금했지만,
내가 머무는 동안은 휴무라 아쉽게도
그건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발걸음은 아자부다 힐즈에서 미드타운으로.
역시 평일 미드타운의 여유로움이 좋다.
잔디를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
미드타운의 2층에서
히노키초 공원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는데
이곳에서 보는 작은 도쿄 타워를 좋아했었다.
지금은 아자부다이 힐즈의 탄생으로
아쉽게도 이곳에서 바라보던
도쿄 타워가 사라져버렸지만.
사라진 도쿄 타워는 그뿐이 아니었다.
히노키초 공원에서 바라보던 도쿄 타워도
그 모습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도쿄를 떠나기 전까지도
젓가락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도쿄 타워가 존재하긴 했는데.
나의 일상이 이곳에 더 이상 없는 것처럼
이제 더 이상 이곳에서 도쿄 타워를 볼 수 없다.
뭐라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
해 질 녘은 오모테산도로.
이쪽 코스는 은근 치이버스가 유용했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치이버스 정류장이
마냥 반갑다.
오모테산도의 밤은 블루노트에서.
문을 열고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완벽한 시간이었다.
아레나석을 예약했는데
운 좋게 스테이지 바로 앞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6인용 테이블은 합석이라
모두들 모르는 사람들이었고,
공연이 시작되기 전까지
가벼운 음악 이야기를 즐겼는데
것도 기분을 끌어올리는데
큰 몫을 해주었고.
그날의 뜨거운 에너지가
아직도 생생한 것 같다.
그날 밤은 좀 많이 걸었다.
살짝 들뜬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서.
도쿄의 밤거리가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는
그런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