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
악기 거리로 유명한 오차노미즈,
역에서 내리면 전해지는 활기에
더불어 기분이 올라가는 동네다.
오차노미즈역은 [스즈메의 문단속]
열차가 교차하던 장면의 배경으로
요즘은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
이건 영화 속 풍경은 아니지만
공사 중인 역 풍경을 담고 있던
일본 학생들 사이에 끼어 나도 한 컷.
해 질 녘의 오차노미즈,
나의 목적지는 나루 재즈 바.
여긴 가족적인 분위기의 재즈 바로
그랜드 피아노를 둘러싼 무대의 연장선 같은
기다란 곡선의 테이블이 아주 멋스러운 곳이다.
피아노 바로 앞자리에 앉았다.
표정 하나하나 손의 심줄 하나하나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런 자리에.
나는 혼자였고
이곳은 혼자서 즐기기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옆자리에 앉았던 어느 단골손님이
이곳이 얼마나 멋진 곳인가에 대해
얼마나 열심히 설명해 주셨는지 모르겠다.
여긴 아티스트의 대기실이 따로 없는 것도
매력적이라 했다.
휴식 시간엔 서로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말을 건네기도 하고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고
분위기가 너무 좋아
마치 나도 단골이 된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나루는 요요기에 자매 가게가 하나 더 있는데
그곳은 보컬 연주가 위주라는 것도 알려주셨다.
그리고 괜찮은 아티스트의 공연도 추천해 주셨다.
완벽한 시간을 보내고
가게를 나서는데
뒤에서 누군가 [아리가또고자이마스!]를 외쳤다.
뒤돌아보았더니 사장님이셨다.
밖으로 나와 배웅을 해주시는 모습이
얼마나 따뜻하던지
나도 모르게 크게 손을 흔들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꼭 다시 오겠다는 말과 함께.
살짝 올라온 마음이 금세 가라앉지 않아
오차노미즈의 거리를 조금 더 걸었다.
끝없이 교차하는 전철 불빛 아래
살랑거리는 바람도 좋았던
그런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