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상
모든 일과를 마치고 침대 속으로 들어왔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이불을 반쯤 덮고 침대 한편에 기대어
노트북을 배 위에 올려놓고 있는 자세가 편해졌다.
짧은 일기로 하루를 마무리한 다음
잠이 들기 전까지는 독서 시간,
아침에 눈을 뜨고 바로 즐기는
독서 시간까지 더하면
침대에 기대에 있는 시간이 꽤 긴 것 같다.
참, 지난번에 바꾼 독서 스타일은
여전히 잘 이어가고 있다.
나의 독서는 지난번 아트 소설들 다음으로
[종교와 철학 전사]라는 책을 펼쳐 들었는데
읽다 보면 어느새 딴 생각에 빠져 있고
분명 읽기는 읽었는데 기억이 안 나고,
결국 일주일쯤 뒤적거리다
집중력이 돌아올 때까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그리고 몇 년 전 읽다 말았던 소설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를 끝내고,
드디어 헤밍웨이의
[파라는 날마다 축제]로 들어왔다.
[파라는 날마다 축제]는 이제 막 읽기 시작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롭다.
지난번 아트 소설들과도 이어지는 부분이 있고,
무엇보다 일상에서 벗어나 1920년대의 파리로
시간 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너무 좋다.
아, 어제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변역한
[위대한 개츠비]를 데려왔는데,
갑자기 [미드 나잇 인 파리]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 같아 괜스레 설렌다.
헤밍웨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은 아무래도 밤이 길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