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상,
아침부터 내리던 비로 종일 깜깜하더니
오후가 되니 잠깐 햇살이 찾아들었다.
자그마한 거실에서
중간 문을 닫고 유카담보를 켠 다음
무릎담요를 의자에 걸쳐두고 있으니 꽤 포근했다.
무플 담요는 덮고 있는 것보다
의자에 걸쳐 두는 게 바람막이가 되어
훨씬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직장인이 마음 한 편에 사직서를 품고 살듯
언제부터인가 도쿄 생활 한 편에도
[사요나라] 카드를 품고 살아간다.
어떤 때는 비가 온다는 이유로 돌아갈까 생각하고
어떤 때는 그냥 막연히 돌아갈까 하고 고민한다.
이곳을 꼭 떠나야 할 이유도 없지만
이곳에 꼭 있어야 할 이유도 없기에
자꾸 [사요나라] 카드만 자꾸 만지작거리게 된다.
더 나이 들기 전에
꼭 귀국을 하겠다 노래를 부르던
어떤 이는 이곳에 완전히 마음을 묻었고,
한때는 이곳에서 끝까지 살겠다
굳게 마음을 먹었던 나는
점점 돌아가고픈 마음이 짙어지고.
모든 것들이 변했고 또 변한다.
때로는 평온한 일상이
오히려 마음을 더 헤집고,
이곳과 사요나라를 한다고
딱히 달라질 것도 없는 허한 마음이
결국 나를 또 이곳에 붙잡는다.
너무 잔잔해서 슬픈 도쿄다.